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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여전히 아쉬운 朴대통령의 ‘소통’
“(최순실 사태는)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촛불시위는)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과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이 합류한 게 아닌가 본다”, “태극기 시위에 나온 분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설 연휴 직전인 25일 불시에 가진 인터넷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촛불집회에 대해 밝힌 인식이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속도를 올리고 특별검사팀 수사의 칼날이 조여 오는 다급한 상황에 몰린 박 대통령의 입장은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인터뷰는 시기나 형식, 내용면에서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시기적으로 헌재 탄핵 심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설 민심 공략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날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중대 결심’을 운운하며 탄핵 심판 보이콧을 시사하고, 최순실 씨가 전국민에 중계되는 특검 출석 현장에서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라고 소리친데 이어 박 대통령의 인터뷰가 공개된 일련의 과정도 기획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긴다. 이미 앞서 검찰 조사를 거부했던 박 대통령은 피청구인으로서 헌재 출석이나 특검 수사라는 공적인 장이 아닌 하필이면 보수논객이 운영하는 인터넷방송을 메시지 창구로 선택했다.

청와대는 자연인으로서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하는 것까지 문제삼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직무정지된 대통령이 인터뷰에 나서는 것 자체가 정식 직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짙다. 박 대통령은 1시간 가량의 인터뷰 대부분을 세간의 의혹을 부인하는데 할애했다.

그러나 이는 일개 사인(私人)과 그 일가에게 국정 개입의 빌미를 제공한데 놀라고 상처받은 국민들을 위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국민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덕목 가운데 소통 능력을 도덕성이나 행정경험, 판단력 등보다도 앞자리에 놓고 있는 까닭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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