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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승자독식 정치구조에 희생되는 기업들
우리의 유서 깊은 내분과 갈등은 대체로 권력나누기를 하지 못해온데 그 원인이 있다. 현행 대통령제, 소선거구제, 다수결제 등 승자독식의 지배구조는 협치가 깃들 여지를 없앴다. 승자만이 다 갖는 세상에서 경쟁자는 쳐부숴야 될 정적일 뿐이다. 승자들은 여기에 정실주의와 엽관주의 인사로 축배를 채웠다. 임기제와 능력주의는 귀청 밖 얘기였다.

그런 갈등은 불행히도 정치권에만 머물지 않았다. 시민사회로, 경제사회로까지 외부화됐다. 협력과 관용이 없는 이런 문화는 여러 종류의 독버섯들로 퍼져갔다.

경영전략상 외부환경은 구조적이고 회피 불가능한 리스크다. 기업이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없기에 여기서 기회요인을 찾아내고 적응하는 게 상책이 된다. 제도 제정·집행권을 가진 정치권력이 기업들에 무엇을 요구할 땐 그것이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리스크가 된다.

기업은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본성을 갖고 있다. 당선자 신분 적부터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줄줄이 굴복한 글로벌 기업의 사례들이 이를 증명한다.

기업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결국 기회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활용해 지속성을 확보하는 게 숙제다. 정치권력이 요구한 돈의 대가성 이전에 리스크 회피성이 먼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속성은 또 경제적 효익이 기대되는 행위에 대한 투입활동이다. 기업이란 이윤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이윤을 창출해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 속성을 무시한채 선한 공급자 역할에 머물라고 할 순 없다. 다만 기업시민으로서, 사회를 구성하는 기간요소이기에 책임의식을 갖고 사회와 상호작용을 통해 정당성과 지지를 확보하라는 요구는 가능하다.

그것 역시 경제적 효익의 기대와 연결된 것이지 동떨어진 개념은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소비자에게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정도의 개념인 것이다. 그런 사회적 함의나 맥락 속에서 이해돼야 하는 것이다. 기업가정신은 이런 복잡한 환경 속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극대화한다. 기업가정신이 쇠퇴한 사회는 국부를 창출할 여력이 감소하는 것과 같다. 현시점 가장 우려되는 현상이다.

경기순응적 대응과 위험회피, 현재 우리 기업들의 현주소다. 한마디로 표류하는 꼴이다. 경제주체로서 생산과 고용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파란의 한가운데에 포위돼 있다.

그것을 화폐단위 또는 수치로 표현한게 작년 무역액이다. 2년 연속 1조달러를 밑돌았다. 기업을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등 일반환경, 수요자와 경쟁자 등 산업환경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이 없는 막다른 궁지에 몰린 것이다.

이번 위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차세대 지도자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불행히도 아직 그런 인사는 보이지 않는다. 당리당략에 따른 이전투구, 막말, 비난. 넌더리나는 짓들만 하고 있다. 국익은 없다. 오직 승자독식의 잔칫상을 향한 투쟁만 전개될 뿐이다.

대변혁기 기업에는 전략 선택이 중요하다. 자칫했다간 변혁과 정반대의 파고에 얹힐 수 있다. 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기회를 줘야 한다. freih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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