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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죽인 전경련…목소리 높이는 경총
최순실 사태 이후 엇갈린 경제단체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되며 존폐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경제5단체 가운데 하나인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재계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경총은 지난 1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됨에 따라 “경영계는 법원의 신중한 판단을 존중한다”며, “모쪼록 삼성그룹과 관련해 제기된 많은 의혹과 오해는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해소되길 바란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날 법원의 기각 판결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은 경총이 유일하며, 평소 그 역할을 해왔던 전경련은 침묵을 지켰다. 나머지 대한상공회의소나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이렇다할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관계자 멘트를 통해 간접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형식을 취했다.

재계의 맏형을 자처하며 입장을 대변해온 전경련의 모습을 감안할 때 경총의 이날 입장 표명은 전경련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전경련은 지난해말 2017년 신년사 이후에 각종 현안 관련해 어떠한 발표문도 없었다.

경총은 앞서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처구에 대한 경영계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놓으며, 불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경총은 연초 각종 대외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며, 재계의 생각을 대신하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과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서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도 어렵다. 뭘 안 주면 안 줬다고 패고 주면 줬다고 패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중간에서 어떻게 할 수 없어 참담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 대한 대기업의 불만을 대신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총 측에서는 전경련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다. 박병원 경총 회장도 최근 출입기자단과 가진 신년 간담회에서 전경련의 위기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총의 잇딴 행보와 입장 발표는 전경련의 침묵을 대신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어 향후 전경련의 변화상에 따라 경총의 역할이 노사관계에서 경영자를 대변하는 역할에 머물지, 나아가 재계를 대변하는 역할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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