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재용 부회장 굳은 표정…취재진 질문에 ‘…’
영장심사 법원청사 가는길 표정
늦은밤이나 내일새벽 결정될듯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의 운명이 갈리는 18일, 대치동은 차분했고 서초동은 들썩였다.

첫 특검 출석 때와 같은 고성은 특검사무실 인근에선 들리지 않았다. 대신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이 부회장은 운집한 취재진을 지나치는데 곤란을 겪었다. 이 부회장은 한결같이 굳은 표정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430억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부회장이 18일 오전 9시 15분께 특검사무실 출석했다. 이 부회장이 특검팀에 나온 것은 13일 밤샘 조사를 마치고 돌아간지 5일 만이다

검은색 세단 차량을 타고 남회색 코트와 보라색 타이 차림으로 출석한 이 부회장은 ‘여전히 본인이 대통령 강요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나?’, ‘국민들 노후자금이 경영권 승계에 쓰였는데 도의적 책임 안 느끼나?’, ‘회삿돈 수백억원이 뇌물로 쓰였다는데 주주나 임직원에 책임 안 느끼나?’ 라고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변호사와 함께 특검 사무실로 직행했다가 9시 30분께 특검 수사관들과 함께 다시 내려왔다. 이 부회장은 특검이 준비해 둔 SUV 차량에 올라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했다. 특검팀에선 이 부회장을 조사한 양재식(51ㆍ사법연수원 21기) 특검보, 한동훈(44ㆍ27기) 부장검사, 김영철(44ㆍ33기) 검사 등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은 본인이 뇌물 제공 책임자로 판단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본인 둘러싼 의혹이 많다. 한 말씀 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역시 모두 답하지 않았다.

이날 수서경찰서 소속 경찰관 100여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인근 주민과 회사원들 수십여명 역시 모여 이 부회장의 출석 장면을 지켜봤다. 금속노조 소속 노조원이 1인 시위 피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10시께 서울법원종합청사 4번 법정 출입구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거짓증언 하셨나’, ‘대통령과 최순실씨 지원 약속 하셨나’, ‘삼성 일가에서 처음 영장실질심사 받는데 심정 어떤가’ 등을 묻는 질문에 역시 모두 답하지 않았다.

취재진에 의해 옷깃이 잡힌 이 부회장은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팔을 뿌리치고 검색대를 통과했다. 밀려난 취재진에 의해 검색대가 휘청였다. 법원 소속 경위들이 서둘러 뒤를 이었다. 모든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 됐다.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서관 319호 법정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조의연(51ㆍ24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의해 진행된다.

이 부회장은 영장심사에서 삼성이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일가에 거액을 지원한 게 박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를 마친 이 부회장은 다시 특검팀으로 돌아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한다. 당초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기다리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특검 사무실을 대기 장소로 결정했다.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영장이 기각되면 바로 풀려나 귀가하고, 이후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간다.

영장심사 결과는 이날 늦은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원·고도예 기자/jin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