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노사관계 암운]경기부진에 정치적 불확실성 겹쳐 불안정…일각에선 “대란” 우려도
[헤럴드경제=김대우ㆍ유재훈 기자]경기부진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6일 ‘2016년 노사관계 평가와 2017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는데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올해 국내 노사관계가 매우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기부진 속에 최장 근로손실일수를 기록하는 등 대립관계를 보여온 노사관계가 올해 더욱 악화될 경우 우리 경제의 총체적 위기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가 된다. 이같은 우려는 자동차와 조선업계 주력사업장이 위치한 울산에서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끝내지 못한 현대중공업 노조가 12년만에 산별노조에 가입한데 이어 지난 11일 올해 첫 파업에 돌입하는 등 연초부터 심상치않다.

올해 정치적 불확실성도 노사관계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의 정권을 거치는 동안 대체로 파업건수와 근로손실일수는 감소 추세를 보여왔지만, 정권 1년차와 5년차에 대체로 파업성향이 높아졌다. 지난해 근로손실일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였던 2000년 수준을 넘어섰으며, 과거 정권교체기의 불안정한 노사관계를 감안할 올해에도 이런 높은 파업성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203만4760일로 잠정집계돼 전년(44만6852일)보다 4배 이상 늘어났으며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189만3563일보다 많았다. 작년 노사분규 건수는 119건으로 전년(105건)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2010년대 들어 최고치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를 위해 실시한 공공부문의 파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성재 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탄핵정국과 조기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국내 경기부진과 미중 무역마찰 등 대외요인이 겹쳐 불확실성이 커져는 가운데, 올 상반기는 기존의 노정대립을 국회가 완화해주고 새로운 출구를 찾지 못하면 작년의 노정대립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노사정위의 기능 부전이 달라지지 않고 국회 중심의 노동법 개정과 사회적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노사간 대화와 협력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산업현장에서는 경기부진이 심화되고 산업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지면서 고용조정,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나누기를 둘러싼 노사갈등도 불거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고용시장은 4%대 실업률에, 실업자가 11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역대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노사관계의 불안요소다. 정부와 각 기관에 의하면 올 취업자 증가수는 23~26만 선으로 지난해 29만9000명에 비해 최대 6만명 이상 적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3.9%다. 하지만 민간연구소 전망은 더 암울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1%로 2001년 이후 16년만에 4%대 실업률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자 증가와 함께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장기실업자 수 증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수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3.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지난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해고 여파가 미칠 경우, 장기실업자 수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dewk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