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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 “죽어야 산다”…냉소ㆍ자괴ㆍ읍소ㆍ분노로 처절한 토론회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냉소와 자괴감으로 시작돼 때론 읍소와 분노도 있었고, 전반적으로는 처절하고 결연한 위기의식이 지배했다. 11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몇 시간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이어진 새누리당의 ‘반성 다짐 화합 대토론회’다. 의원 전원과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이날 토론회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를 비롯해 원내외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인 비대위원장과 ‘친박 맏형’ 서청원 의원이 인적 쇄신을 두고 서로 “당을 떠나라”며 극한 대치를 하는 가운데 인 위원장이 개최를 주도한 이날 토론회엔 서 의원과 최경환ㆍ윤상현ㆍ이장우ㆍ조원진ㆍ김진태 의원 등 상당수의 친박 핵심인사들이 불참했다. 



우선 냉소적이고 자조적인 발언이 적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비박계가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분당한 사태에 대해 “새누리 안에서 누가 누구를 잘못했다고 할수 있느냐”며 “모두가 잘못해 분당사태를 맞았는데 서로 책임지라고 하다가 나간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웰빙하는 사람들 다 나갔다, 신당 평균 재산이 80억원이라더라”며 “X 싸놓고신문지 덮어놓고 도망간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선 “보수 적통”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인적 쇄신을 둘러싼 당 내분 상태에 대해선 자괴감이 팽배했다. 인 위원장은 우선 서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을 겨냥해 “친박, 비박, 뼈박이 뭐냐, 박대통령가 누가 더 가깝느냐 경쟁하지 않았느냐, 감별까지 하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이 탄핵위기에 몰렸는데 그렇게 가깝게 갔던 사람들이 대통령과 책임을 같이 하는 것이 인간된 도리 아니냐, 국회의원직 내놓으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탈당이라도 해서 책임지는 게 어떠냐는데 반발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서 의원이 “죄인처럼 쫓겨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서 인 위원장은 “왜 죄를 안 졌느냐, 나라가 이렇게 됐는데 모두가 국민 앞에 죄인”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에 대해서는 너무 미안하다”면서도 “서 전 대표와 같이 책임져야 되는 분들이 몇 분 더 있는데 그 사람들 사진은 (언론에) 하나도 안 나오지 않느냐, 서 의원만 두드러진 건 본인 처신 문제”라고도 했다. 서 의원과 일부 박 대통령 지지자, 새누리당 일부 지지자들이 인 위원장을 향해 ‘종북좌파’라고 비난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과 안지 30년 됐는데 이 사람이 저보고 좌익, 좌파라고 한다”며 “내가 30년을 숨겼다? 위장술이 대단하지 않느냐”며 냉소했다.

전남도당 위원장은 “바른정당이라고 나간 분들은 호의호식은 다 하고 우리는 피흘리면서 (당에 대한)애정 하나로 견뎌오고 있는데 집안 싸움 밥그릇싸움 추한 모습 보이면서 당을 쪼개고…잘못은 우리가 반성하고 사죄하고…”라며 자괴감을 내보였다.

한 원외당협위원장이 “우리가 자꾸 내부 싸움하고 있다, 빨리 끝내달라”며 발언하자, 인 위원장이 이를 끊고 “이것 보세요, 제가 싸움하러 왔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비대위원으로 최근 임명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솔직히 말해서 우리당을 떠난 분 많이 있지만 나는 죽어도 이곳에서 죽을 것”이라며 굳은 각오를 내보였다. 이날 인 위원장의 발언 주제도 “잘 죽어야 산다”였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조경태 의원은 “난파선에 누가 오겠느냐, 어떤 인재가 오겠느냐”며 “새누리당은 해체가 돼야한다, 그리고 처절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은 “솔직히 새누리당이라 하면 요즘 고개를 들고 다니느냐, 못한다”며 “돌팔매 더질 일 있으면 저한테 해달라, 다 감내하겠다, 내 잘못”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서청원ㆍ최경환 의원 등의 거취에 대해 인 위원장에 읍소에 가까운 당부를 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서 전 대표가 맨날 입만 열만 ‘이 사태가 끝나면 나는 탈당하겠다’고 했다, 존경한다”며 “가시겠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꽃가마못 태워 보내느냐, (인명진) 목사님, 잘 보내주시라”고 했다. 또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그분도 그분 나름대로 정치인생을 어떻게 하겠다고 하시지 않느냐”며 “(인명진)목사님이 찾아가서 만나셔야된다, 같이 눈물을 흘리셔야 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인 위원장에게 “눈물로 간곡히 호소한다, 이제는 끝내시라”고 거듭 읍소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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