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경만 쏙 빼고 위문금…촛불갈등 앙금
서울시, 지난해 서울경찰청은 빼
수방사 등 국군장병은 예정대로
“공무원 자율 성금 줄어 불가피”
“애꿎은 의경만 사기 저하”우려

“참 섭섭한데, 말은 할 수 없고….”

서울시 지난해 연말 국군장병 위문 대상에서 서울경찰청 기동본부가 빠져 뒷말이 무성하다.

서울시는 위문금 감소한 탓에 국군장병 위주로 선정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10월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11주 연속 주말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경찰의 피로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받던 위문금을 받지 못해 서운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의 갈등 탓에 애꿎은 젊은 의무경찰 사기만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수도방위사령부와 특전사령부, 항공작전사령부 등을 방문해 위문금 1억9000만원을 전달하고 군인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문제는 매년 위문 대상에 포함됐던 서울경찰청 기동본부가 빠졌다는 점이다. 물대포 사용 금지 등 사사건건 서울경찰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가 의경들을 고의적으로 제외시킨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찰의 시위 진압을 위한 물대포에 서울시내 소화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실제 경찰의 물대포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불법폭력시위 진압을 위한 소화전 사용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2013년 2억7000만원에 달했던 국군장병 위문금이 2014년 2억400만원, 2015년 1억9600만원, 지난해 1억9000만원으로 줄어 위문 대상을 국군장병 위주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국군장병 위문금은 매년 말 공무원 봉급의 0.3% 수준으로 자율적으로 모금 하도록 돼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매년 연말 1500만원 안팎의 위로금을 서울시에서 받아왔다. 위로금은 75개 의경중대에 배분돼 매월 생일파티나 체육대회 간식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의경들이 주말마다 지속되는 촛불집회에 동원되면서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서 매년 들어오던 위로금을 받지 못했다”며 “물론 꼭 받아야하는 돈은 아니지만 의무복무를 하는 의경들한테 빵한개 나눠줄수 없어 섭섭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연관성이 덜하고 시내에 위치하지 않는 항공작전사령부나 해병대사령부, 2함대사령부 등은 위문하고 서울의 치안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은 빼놓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의회는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위로했다. 지난달 26일 양준욱 의장 등 시의회 의장단이 기동본부를 찾아 500만원의 위문금을 건넸다. 이 자리에서 서울경찰청 측은 “매년 방문하던 서울시에서는 오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울경찰청 관계자는 “500만원으로는 중대 1곳당 10만원도 못준다”며 “서울시와 갈등으로 인해 애꿎은 의경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이 자율적으로 내는 성금이 줄어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3년 4억6000만원 성금이 마련됐지만 매년 줄어 지난해에는 절반도 안되는 2억7000만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위문대상에서 기동본부가 빠진 이유에 대해 “갈등 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이 서운한 것은 이해한다”고 했다. 이에 서울시는 국가보훈처에 전달한 위문금 중 일부를 교부요청했다”며 ’위문금이 나오면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도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사기가 떨어진 의경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설 명절 전에 위문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진용ㆍ강문규 기자/mkkang@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