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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의 민생위기] 계란ㆍ배추ㆍ무 값 작년 2배…장바구니 물가 급등 속 경기회복 ‘찬바람’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멈출 줄 모르는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에 서민들의 고통이 시름을 넘어 비명으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 탄핵정국에 따른 국정 마비에다 ‘청탁금지법’까지 불안요소로 작용하면서 싸늘하게 식은 경기는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체감경기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發) 계란파동은 농수축산물, 기초 생필품 등 전방위로 소비자 물가를 부추겨 민생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0.6%에 비해 0.9%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서민 경제와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는 1.2%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는 12%나 급등했다. 당장 설 명절을 앞둔 서민들은 장보기 조차도 두려울 지경이다.

10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농축산물가격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계란(특란) 중품 30개 한판의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9142원으로 1만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5554원의 2배에 육박한다.

배추는 포기 당 4279원으로 지난해 대비 1943원, 무는 개당 3072원으로 1804원 올랐다. 대표적인 제수용품인 사과, 배, 단감 등 과일류도 대부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체감경기가 턱밑까지 차오르자 서민들은 씀씀이부터 줄이고 있다. 당장 기초적인 의식주에 필요한 지출 이외에는 돈을 쓰지 않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 11월 소매판매는 0.2% 뒷걸음질 치며 위축된 소비심리를 보여줬다. 특히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의 판매가 각각 1.2%, 0.4% 씩 감소하며 서민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악화와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잃는 서민들이 늘어나며 가계 경제 붕괴가 확산될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 흐름에 전형적인 악순환 고리가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실업자 수는 85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만5000명 증가했다. 특히 20대 이하 청년층과 30대 실업률이 각각 8.2%, 3.0%를 기록하며 경제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경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 민생안정 대책’을 부랴부랴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저성장 국면에서 구조적인 부진을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함께 새로운 정부의 출범에 따른 정국 안정이 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소비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인데 당장 살아나기는 어렵고 너무 많이 죽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정치 불안정이 계속되거나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미시적으로는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세금을 낮춰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정부의 재정지출로 내수를 다소 부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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