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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떴다방’에 당하는 노인들 ②] “만병통치약 입니다”…알면서도 속는다
-’의료기기 떴다방‘ 등 적발 사항 살펴보니
-“비염ㆍ치매등 한알이면 싹” 이런 식으로
-침대 등 일반 제품, 의료기기로 속이기도
-공짜 선물 주거나 연예인 초청 등 현혹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1. 서울 마포구 소재 A업체는 일명 ‘떴다방’으로 불리는 건강식품 판매소를 차려놓고 50∼80대 부녀자를 대상으로 프로폴리스 성분 건강기능식품이 무릎 염증, 허리 염증, 비염에 효능이 있다고 허위 광고를 했다. A업체가 해당 제품(개당 36만원)을 팔아 챙긴 돈은 무려 4억1000만원이나 됐다.

#2. 대구 달서구 소재 B업체는 ‘의료기기 무료 체험방’을 개설한 뒤 50~60대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등을 체험ㆍ홍보하면서 전립선, 비염, 탈모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 광고해 의료용 온열기를 개당 1200만원에 팔았다. 의료용 온열기는 인체에 일정한 열을 가해 근육통의 완화 등에 사용하는 기구일 뿐 이 회사가 말한 전립선, 비염, 탈모 등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나 이 업체 직원들은 체험 후 시원해지는 느낌을 효과가 온 것처럼 ‘체험방’에 온 사람들에게 선전했다.

일명 ‘떴다방’으로 불리는 건강식품 판매 업소와 ‘의료기기 체험방’ 등 ‘의료 떴다방’의 선전 문구를 들어보면 대부분 ‘한 알이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만병통치형’ 업자들이다. 사진은 한 의료기기 무료 체험장의 모습.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이처럼 일명 ‘떴다방’으로 불리는 건강식품 판매 업소와 ‘의료기기 체험방’ 등 ‘의료 떴다방’의 선전 문구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자신의 약과 의료기기가 고질병인 비염부터 몸을 불편하게 하는 디스크는 물론 난치병인 고지혈증, 당뇨까지 한 알이면, 한 번만 써 보면 싹 고칠 수 있다는 만병통치약임을 내세우고 있다. ‘의료 떴다방’ 업체들이 이 같은 상술을 통해 ‘건강염려증’에 걸려 있는 노인들을 유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경찰청이 최근 허위ㆍ과대광고를 일삼는 건강식품 판매 업소와 의료기기 체험방 793곳을 합동 단속해 적발한 52곳의 위반 사항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이 질병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ㆍ과대광고(2곳) ▷의료기기 효능 거짓ㆍ과대광고(41곳) ▷공산품을 의료기기인 것처럼 거짓ㆍ과대광고(7곳) 등이다.

이들 업체 대부분 자신들의 제품이 거의 모든 병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내세웠다. 경기 안양의 C업체는 의료기기인 의료용조합자극기를 거짓ㆍ과대 광고해 생식기와 방광 기능이 좋아짐은 물론 치매에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알리다 적발됐다. 일반 제품, 증 공산품의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부산 수영구의 D업체는 공산품인 헬스장용 피트니스 침대를 변비 해소에 도움이 있는 것처럼 선전했다 덜미를 잡혔다.

물론 노인들이 ‘만병통치약’에만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의료 떴다방’ 관련 업체들은 공짜 선물을 안기거나, 유명 연예인을 행사장에 부르거나 해서 노인들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식약처와 경찰에 따르면 보통 공짜 선물은 비누, 양말 같은 가격이 별로 나가지 않는 ‘미끼 상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인들이 ‘떴다방’에 ‘출근 도장’을 찍도록 연사들이 강의 막바지에 ‘7일째 항균 세탁 비누, 15일째 고급 무좀 양말’ 식으로, 다소 값비싼 의료기기는 추첨을 통해 나눠주는 ‘인심’을 베푸는 경우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이 건강보조식품, 다이어트 식품 등의 모델로 나섰다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며 “선물을 준다고, 아는 연예인이 있다고 노인들이 무턱대고 믿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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