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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의 ‘정권교체’냐, 반기문의 ‘정계개편’이냐…전쟁의 서막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문재인의 ‘정권교체’냐, 반기문의 ‘정계개편’이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귀국(12일)과 함께 시작되는, 대선을 향한 ‘전쟁의 서막’ 편은 이렇게 요약된다.
 ‘정권교체 대(對) 정계개편’으로 압축되는 전선에 진보-보수간 이념차이, 박근혜 정부 및 보수 여권에 대한 입장, 개헌에 대한 노선, 기득권-반기득권 및 패권-반패권 규정, 세대ㆍ지역별 지지층의 차이 등이 모두 담긴다. 양측은 반 전 총장의 귀국과 함께 각 이슈별로 형성된 전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밀고 밀리는 여론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각 언론사ㆍ리서치업체에서 실시한 새해 첫 여론조사에서 거의 모두 1위를 기록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8일 경북 경주시민 간담회에서 “올해는 정권교체의 해이며 그래야만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며 “반기문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정권교체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탄핵완수’와 ‘정권교체’를 당의 과제로 제시했다. 

반면, 반 전 총장은 비박계와 충청 기반의 여권세력, 민주당 비주류, 국민의당, 원외 ‘제3지대’를 아우르는 정계개편의 중심으로 꼽힌다. 8일 ‘바른정당’으로 당명을 확정한 비박계 신당추진세력은 이미 반 전 총장에 대한 영입 의사가 적극적이다. 새누리당에선 정진석ㆍ정우택 전ㆍ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의원들이 반 전 총장과의 ‘고리’로 꼽힌다. 충청권 의원들은 이미 미국 체류 중인 반 전 총장을 방문하는 등 들썩이는 분위기다. 반 전 총장측은 외교관 라인과 이명박(MB) 정부 출신 인사 등으로 캠프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도 당의 독자 후보가 우선이냐 타세력과의 연대가 먼저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지만,기본적으로는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문을 열어놓고 있는 기류다. 민주당에서는 대표적인 비주류측 인사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반 전 총장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정치권에서 적지 않게 회자됐다.

문 전 대표측은 향후 반 전 총장과 박근혜 정부 및 친박과의 관계를 공세의 한 축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ㆍ13 총선에서의 새누리당 패배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전까지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 및 친박계와 우호적인 관계였으며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도 강력하게 거론됐다는 점을 공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비박계 신당을 향해서도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공동책임자라며 비판을 해왔다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문 전 대표나 민주당으로선 ‘정권교체’를 화두로 진보-보수의 구도를 만들고, ‘보수=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책임 세력’으로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반 전 총장측은 문 전 대표측과의 경쟁을 ‘패권 대 반패권세력’의 대결로 몰고 가며 ‘정계개편’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 비박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은 모두 문 전 대표측을 ‘친박과 다름 없는 친문 패권주의’라며 비판해왔다.

반 전 총장은 지난 연말 미국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에 대한 지지 입장을 시사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모두 대선 전 개헌에 적극적이다. 분권형대통령제나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선호도 뚜렷하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에 대한 태도도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간의 입장이 다르다. 문 전 대표측은 ‘야권통합’을 명분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나 국민의당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이다.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반 전 총장이나 바른정당, 제3지대와 연대를 도모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다.

대선을 앞둔 여론이 ‘정권교체’로 기우느냐 ‘정계개편’에 힘이 실리느냐에 따라 지역별ㆍ세대별 지지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첫 여론조사에서는 문 전 대표가 수도권과 호남에서 모두 앞섰다. 반 전 총장은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우세했다. 충청권에서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우세가 서로 엇갈렸지만, 문 전 대표가 앞서는 사례가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문 전 대표가 20~40대층에서는 어느 여론조사에서나 모두 우세했고, 반 전 총장은 60대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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