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수사] 정호성 녹취공개 파문…최순실이 甲, 청와대가 乙이었나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가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정호성(48·구속기소) 씨와 통화한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녹취록에는 최 씨가 정 씨에게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발언등에 대해 지침을 내리는 듯한 정황이 담겼다. 박 대통령이 이후 공식석상에서 이와 흡사한 발언을 하며 의혹은 커지고 있다.

TV조선과 JTBC는 정 씨와 최 씨의 통화를 녹음한 음성파일의 녹취록 내용을 4일 일부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최 씨가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나 시정연설 발언에 대해 정 씨에게 미리 지침을 내린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가령 박 대통령의 임기 첫 국회 시정연설을 앞둔 지난 2013년 11월 17일, 최 씨는 정 씨와 통화하며 “외국인 투자 촉진법이 통과되면 일자리와 경제적 이득이 얼마인지 뽑아보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박 대통령 연설에는 ‘외국인 투자 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 3000억원 규모 투자와 1만 4000여명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자 최 씨가 청와대의 국회 대응전략을 지시한 정황도 드러나있다.

지난 2013년 11월 22일 최 씨는 정 씨에게 전화를 걸어 “적어보세요”라며 “계속 이렇게 예산을 묶어둔 채 정쟁을 이끌고 가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야당에게 물어보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 사흘 뒤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과 법안에 대해 정파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정말 국민을 위해 제때 통과시켜서 어려운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선택을 해달라”며 이와 흡사한 발언을 했다.

녹취록을 보면 최 씨가 정 씨에게 지시를 내리는 ‘상급자’ 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박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 방문을 앞둔 지난 2013년 6월 말 최 씨는 정 씨와의 통화에서 “연설 맨 마지막에 중국어로 하나 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정 씨가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좀”이라며 난색을 표하자, 최 씨는 “맨 마지막으로”라며 말을 자른다. 정 씨가 “예“라고 답변하자 최 씨는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문화와 저기, 인문교류를 통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길 기원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그해 6월 29일 중국 칭화대 연설 말미에 중국어로 최 씨가 언급한 내용 그대로 발언했다.

녹취록에는 최 씨가 정 씨에게 “홍보가 그러는데 대수비(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때 일방적으로 지시만 한다는 보도가 났다”며 “각 수석들의 보고를 계속 보고, 서로 문제점을 상의하고 의논한 사항을 철저히 해달라”고 지시한 내용도 담겨있다.

정 씨의 녹취록은 향후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심리에서 최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입증하는 주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압수한 정 씨의 개인용 업무용 휴대전화 2대에서 최 씨의 국정개입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과 메모를 확보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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