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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검증된 미래’여야 한다
2017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들에게 선택의 시간이다. 장수된 자의 운명을 가진 사람은 나가야 할지 물러서야 할지를 결단해야 한다. 병사들은 어떤 장수를 믿고 나서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대권 주자란 장수의 운명과 같고, 그를 따르는 정치인들은 병사된 자와 같은 처지일 것이다. 최후의 선택은 물론 왕의 몫이다. 지금 시대의 왕이란 국민이고, 모두가 치러야 할 첫 전쟁은 대선이다.

영화 ‘밀정’은 일제 시대 독립군 대장인 정채산(이병헌 분)의 입과 일제의 밀정 이정출(송강호 분)의 귀를 빌어 선택과 결단의 시간을 이렇게 표현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어디에 올려야 할지를 결정할 때가 옵니다. 이 동지는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어떻게 올리겠습니까?”

아무도 이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는 그날까지 진퇴의 형식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은 탄핵심판의 인용과 기각 중에서 택일해야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누구의 목소리와 함께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할 할 정당과 세력을 결정해야 한다. 이재명, 안철수, 안희정, 손학규, 박원순, 오세훈, 유승민, 김부겸, 김문수, 남경필 등 새해 첫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불린 주자들에게도 결단까지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영화 대사를 빌자면 그들 모두에게 선택이란 누구를 ‘동지’로 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최종적으로는 역사의 어느 편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지의 문제다. 가까이는 지난 연말 새누리당 의원들이 마주했던 결단 역시 ‘동지’와 ‘역사’의 문제였다. 비박계의 탈당과 개혁보수신당으로의 분당이다. 나간 이들에게도 남은 이들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다.

선택의 어려움이란, 미래는 불확실하고 결과는 오롯이 결단한 자의 책임으로 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불확실성으로부터 최대한 미래를 방어해야 한다. 집단과 민족의 운명인 경우 더더욱 그렇다.

2017년의 선택은 최종적으로는 유권자의 몫이다. 국민 모두가 어느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인가를 택해야 하고, 우리의 미래를 최대한 불확실성으로부터 방어해야 한다. 언행과 비전이 검증된 후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검증된 과거로부터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도덕적이어야 하고,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과 봉사를 해본 경험이 있어야 하며, 자신의 소신과 선택으로 이룬 정치적 업적이 있어야 한다. 선거전에서 제시하는 국가의 비전이 이제까지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과 일치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였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국민 모두의 실패이며, 과거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사후 복수다. 과거의 실패로부터 우리 사회는 ‘검증된 미래’로 도약해야 한다. ‘밀정’의 대사는 이렇다.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디디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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