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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ㆍ기아차 ‘825만대’ 中ㆍ美 실적에 달렸다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현대ㆍ기아차가 역대 최대 목표치 825만대를 달성할지 여부는 세계 자동차 시장 1, 2위인 중국과 미국에서 올해 실적을 얼마나 끌어올리는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 시장에서 여전히 미국, 유럽, 일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현대ㆍ기아차가 자체적으로 판매량을 순증하는 것보다 경쟁 업체들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 달성의 관건으로 꼽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가 2년 연속 판매목표에 미달하고도 지난해보다 목표치를 12만대 늘린 이유는 올해 각각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중국 창저우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창저우 공장 생산 모델 위에나[사진제공=현대기아차]
 
창저우 공장은 올해 생산량이 13만대 더 늘어나 17만대가 되고, 올 하반기 충칭 공장까지 가세하면 4만대의 물량이 추가된다. 멕시코 공장은 15만대가 늘어 25만대의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는 중국 전략형소형 세단 위에나가 주로 생산되고 멕시코 공장에서는 K3가 주요 모델로 제작돼 북미 중심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목표치에 이르기 위해서는 올해 신규로 제작되는 이들 모델을 성공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시켜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상황을 보면 현대ㆍ기아차 앞에 놓여진 825만대란 과제가 녹록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ㆍ기아차가 지난해 800만대에 못 미치는 790만대 정도를 판매했는데 올해 30만대 이상을 늘려야 하는 셈”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신차효과가 발생해야 하는데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모델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해 2015년부터 시작된 위기가 올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공장 생산모델 K3 [사진제공=현대기아차]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10종의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할 예정인데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UV보다 승용 모델에 치중돼 있다. 올해 전략적으로 선보일 소형 SUV와 쏘렌토 개선 모델을 제외하면 대부분 승용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 경쟁 업체들이 계속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점도 현대ㆍ기아차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악재에도 중국에서 지난해 11월 누적 판매량을 전년보다 13.1% 늘렸다. 이는 폴크스바겐이 글로벌 1위 판매량에 오르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됐다. 닛산ㆍ혼다ㆍ도요타 일본 업체들도 현대ㆍ기아차보다 중국에서 판매증가율이 모두 높을 정도로 현대ㆍ기아차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닛산과 혼다는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판매 증가율이 현대ㆍ기아차 보다 높았다. 점유율로도 현대ㆍ기아차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도 현대ㆍ기아차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구매세가 10%에서 5%로 낮아지면서 판매증대 효과가 있었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구매세 인하 폭 축소를 추진하고 있어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현대ㆍ기아차 중국 법인장들도 이 점 때문에 판매 환경이 올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멕시코 공장의 경우 생산물량의 80%를 북미에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의해 관세혜택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여전히 있어 이에 대비한 대응방안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현대ㆍ기아차 발목을 잡았던 파업 악재도 올해 또다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파업으로 현대차는 14만2400대, 기아차는 11만6600대 등 총 25만9000대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 이는 지난 2015년 2만8700대 대비 9배 늘어난 규모다. 수치만 보면 지난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2015년 이하 수준에 그쳤다면 현대ㆍ기아차의 사업계획 달성도 가능했다는 분석도 따른다.

이에 대해 이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생산능력이 늘면 반대로 국내 생산이 줄어들 수 있어 이는 파업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ㆍ기아차가 올해도 이 같은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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