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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하신년 촛불’ 어떻게…]朴대통령 간담회, 새해 촛불집회 동력되나?
- 신년인사회서 ‘촛불 민심’이 제기한 모든의혹 부인

- 퇴진행동 “7일 촛불집회서 국민 무서움 보여줄 것”

- 이전 3차례 대국민담화도 ‘촛불 역풍’ 불러일으켜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해 광화문광장 등 전국을 뜨겁게 했던 ‘1000만 촛불 시민’은 헌정을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물러나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이뤄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날 가진 출입기자 신년인사회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과 혐의를 모두 부인함으로써 이같은 소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새해에도 촛불은 어김없이 ‘주말 광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은 예고도 없이 갑자기 가진 출입기자 신년 인사회에서 탄핵 정국에 대해 “국민들께도 계속 미안하고, 그런 생각으로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지난해 마지막날 촛불집회 참가 누적인원이 1000만명을 채웠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날부터 기자간담회를 열고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발언을 이어갔다.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던 촛불집회에 기름을 끼얹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1일 ‘송박영신(送朴迎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치켜든 촛불.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한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했다. 특히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던 ‘세월호 7시간’의 행적과 뇌물죄 혐의 등에 대해서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 했다”거나 “나를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사실상 ‘촛불민심’을 받아 국회가 자신을 탄핵한 모든 사유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태도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제기 초부터 탄핵 정국까지 박 대통령은 세 차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국 돌파를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촛불민심은 더욱 요동쳤고 오히려 탄핵으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해 최 씨의 국정개입을 폭로하자 이튿날 1차 대국민 담화를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일부 연설문과 홍보물 표현에 도움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관련 의혹이 이어지면서 그주 주말 3만명(이하 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촛불을 들었다.

같은 해 11월 4일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를 통해 관련 의혹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며 검찰 조사나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튿날 열린 2차 촛불집회에는 20여만명의 시민이 ‘광장’에 나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후 촛불집회는 매주 이어져 3차 촛불집회에는 서울에서만 100만명이 모이더니, 같은 달 26일 5차 촛불집회에는 190만여명의 시민이 청와대를 에워쌌다. 이후 정치권의 분위기는 급속히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무게가 실렸다.

다급해진 박 대통령은 같은 달 29일 국회에 자신의 임기 단축을 논의해 달라며 공을 국회에 넘겼지만 여당 내 내분을 노린 ‘정치적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지난해 12월 3일 전국 232만명이라는 사상 최대의 촛불인파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자 정치권은 234대 56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탄핵을 가결하기 이르렀다.

이같은 경험으로 미뤄보아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탄핵 가결 이후 다소 소강 상태를 보여온 촛불 집회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10주간 촛불집회를 주최해 온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즉각 강력히 반발하며 촛불의 강도를 더 높일 것을 예고했다.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 인사회 이후 바로 논평을 내고 “박근혜가 자신의 범죄 행각을 전면 부인했다”며 “촛불을 든 1000만 국민을 우습게 보는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해 첫날부터 박근혜는 거짓과 기만으로 국민을 우롱했다”며 오는 7일 새해 첫 촛불집회를 예고하고 “아직 국민 무서운줄 모르는 박근혜에게 똑똑히 가르쳐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의 안진걸 공동사무처장도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새해에 반성과 사과는 못 할 망정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며 “헌법재판소가 조기 탄핵으로 박 대통령을 강제로 쫓아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됐고 1월 안 조기 탄핵을 국민이 더 간절히 외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다만 박근혜를 정광용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회장이 “한 점 의혹 없이 모든 게 ‘클리어’해졌다고 본다”고 말하는 등 박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 만큼 주말 촛불집회에서 친박단체들의 맞불집회의 강도도 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여 ‘촛불시민’들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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