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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박영신 촛불집회]“하야 뉴이어!”…연말엔 탄핵촉구도 즐겁게
- “각하 하야하셔야겠습니다” 아무 깃발 흔들기

- 새해 탄핵 기원 붓글씨 쓰기

- 집에서 따로 나온 가족이 광화문에서 재회



[헤럴드경제=원호연ㆍ구민정 기자]병신년(丙申年) 마지막날까지 시민들은 촛불을 들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헌정 유린을 인정하지 않고 탄핵 심판 지연을 노리며 버티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0차례에 걸친 촛불집회에 지칠만도 하지만 시민들은 번뜩이는창의성과 위트로 올해 마지막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 광화문 광장에서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다) 10차 범국민행동’ 행사를 시작했다.


 
<사진설명>31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송박영신 촛불집회는 연말 마지막날 답게 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운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korean.gu@heraldcorp.com


이날 집회를 앞두고 광화문 일대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전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는 노란 종이배로 접은 세월호가 나타났다. ‘송박영신 국민토크 종이배접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인양을 기원하는 소원을 적어 접은 것. 퇴진행동측은 오후 7시 30분에는 이순신 동상 뒷편 캠핑촌에 설치된 8.5m의 촛불탑에서 점등식을 갖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미수습자들을 기억하는 304개의 풍선을 날릴 계획이다.

오후 5시에는 그동안 촛불집회에 등장한 독특한 이름의 단체이름이 담긴 깃발을 뽐내는 ‘아무깃발 대잔치’가 열렸다. 집회에 홀로 참석한 사람들이 모인 ‘혼자온사람들’이나 검찰 조사 때 흔히 먹게 되는 곰탕을 풍자한 ‘한국곰국학회’ 깃발이 이목을 끌었다. 나라 걱정에 성욕이 도망갔다는 ‘전국 한시적 무성욕자 연합’도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전국탈모인연대의 청와대 민둥수석이 “가카, 하야 하셔야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풍자와 해학의 절정을 이뤘다. 

<사진설명>31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송박영신 촛불집회는 연말 마지막날 답게 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운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korean.gu@heraldcorp.com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장신영(33) 씨는 “집회가 꼭 딱딱할 필요는 없다. 나라가 혼란스러워 지난 두달 간 다들 우울했는데 이제 조금씩 웃으며 기운낼 때가 됐다”며 즐거운 집회 분위기를 반겼다.

박준(29) 씨는 “기존 시위는 분위기가 너무 공격적이라 부담스러웠는데 이렇게 유명도 즐기면서 시위하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광화문광장 곳곳에서는 내년 운수대통과 박 대통령 하야를 기원하는 굿판이 벌어졌고 이같은 소원을 시민들이 붓글씨로 직접 써서 내걸기도 했다.

스스로 이동식 휴지통을 자처한 시민도 있었다. 파란색 대형 쓰레기통을 짋어진 박종우(59) 씨는 “성숙된 시민들은 쓰레기를 주머니에 뒀다 내가 지나면 버린다”고 전했다. 그의 쓰레기통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노란 리본이 그려져 있다. 박씨는 “대한민국은 후손들에게 빌린 것”이라며 “후손들에게 기성세대 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이동식 휴지통을 고안했다”고 했다. 

<사진설명>31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송박영신 촛불집회는 연말 마지막날 답게 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운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korean.gu@heraldcorp.com


닭탈을 쓴 한 시민은 “정유년에는 정유연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설명>31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송박영신 촛불집회는 연말 마지막날 답게 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운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korean.gu@heraldcorp.com


이날 집회는 온가족이 함께 하는 축제의 분위기였다. 고등학생 유정연(18) 양은 “어제 친구들이랑 촛불집회 간다니 부모님이 위험하다고 나가지 말랬는데 방금 광장에서 엄마 아빠와 마주쳤다.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빠가 용돈을 줬다”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중학교 2학년 생인 우영은, 지수민 양은 “학교에서도 장난칠때 최순실 같다, 빨리 내려오라고 한다“며 ”말처럼 대통령이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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