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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여삼야 시대 ‘참배의 정치학’, 1與1野 “이승만ㆍ박정희도”ㆍ2野 “김대중ㆍ김영삼만”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여당의 고립은 더 심해졌고, 야당의 다양성은 늘어났다. 여야 4당의 새해 현충원 참배에서 드러난 국회의 세력 구도다. 비상지도체제 수립에 여념이 없는 새누리당은 30일 인명진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참배로 새해 행사를 갈음했다. 원내교섭단체 중 유일한 1월 1일 ‘두문불출’ 선택이다. 반면 야 3당은 각자의 정치적 노선에 따라 참배 대상을 차별화하며 향후 정국 주도를 다짐했다. 일여삼야(一與三野) 시대, ‘현충원 참배의 정치학’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은 현충원 참배 시 이승만ㆍ박정희ㆍ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할 전망이다. 다만, 새누리당은 이날 인 비대위원장의 취임 참배로 새해 행사를 대체한다. 인 비대위원장의 ‘데뷔’를 한시도 미룰 수 없다는 다급함이다. 개혁보수신당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한ㆍ일 위안부 합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개혁적 노선을 걷고 있지만, ‘보수의 적통성’을 감안해 모든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 할 것으로 추측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헤럴드경제 DB]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새해 현충원 참배 시 김대중ㆍ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만 참배한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는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다. 두 야당은 “정치적 의미가 있기보다는 촉박한 일정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다른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만큼, 굳이 야권에서 ‘독재ㆍ부패의 상징’으로 지목되는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찾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이른바 ‘야성(野性)의 강화’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의 과거 현충원 참배 모습. 사진=헤럴드경제 DB]

실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당 대표가 된 뒤 민주당 당 대표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가 강한 당내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1월 당 대표로서의 첫 행보로 전직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참배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새 지도부 출범 직후에는 관행적으로 모든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지만, 새해 첫날 현충원 방문 때는 시간 관계상 생략하기도 한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두고서는 엇갈린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초 1일 오후 경남 김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을 취소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처음부터 ‘이번에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입장은 “촉박한 일정 때문”이지만, 민주당과의 조기 대선 대립구도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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