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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블부터 슈퍼마리오까지’… IP의 경제학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한때 몰락한 ‘애니메이션 왕국’이었던 디즈니. 근 10년만인 지난해 디즈니는 되살아났다. 시가총액은 1500억달러(약181조원)를 넘어섰고 전세계 콘텐츠시장을 다시 주무르기 시작했다. 디즈니의 부활에는 인수ㆍ합병(M&A)이 한몫했다. M&A의 키워드는 지적재산권(IP)다. 디즈니는 ‘토이스토리’의 픽사, ‘아이언맨’의 마블,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을 줄줄이 사들였다. 만화, 영화, 완구, 게임, 테마파크 등으로 이어진 디즈니 지배력에 맞설 경쟁자는 전무하다. 디즈니제국을 다시 세운 것은 IP다.

IP의 경제효과가 재평가받고 있다. IP는 넓게는 특허와 기술, 좁게는 게임과 만화, 영화 캐릭터를 뜻한다. 최근에는 시장판도와 주가, 매출을 쥐락펴락하는 ‘실세’로 재조명받고 있다. 

IP의 가치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은 게임시장이다. 자본흐름도 IP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지난 20일 넷마블게임즈가 1조원에 인수한 미국의 모바일게임업체 카밤. 국내 게임업계 최대규모 M&A의 목표는 IP다. 카밤은 ‘트랜스포머’ IP를 가진 개발사로 넷마블이 ‘꿈의 시장’ 북미와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베팅한 것이다. 넷마블은 몇년전부터 해외 유명 IP를 보유한 개발사를 하나둘 사들이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54%(3분기 기준)로 2014년 대비 세배 가량 증가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IP를 택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게임과 콘텐츠, 인터넷 등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아시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역적 한계에 대한 해결책이다. 비슷한 문제를 지닌 중국업체들이 택한 방식이기도 하다. 후발주자였던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라이엇게임즈, ‘클래시오브클랜’의 슈퍼셀을 인수하면서 전세계 1위 게임업체로 올라섰다.

국내 모바일게임판도도 IP가 뒤흔든다. 최근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에는 ‘리니지’IP로 만든 게임들이 포진했다. 리니지IP를 가진 엔씨소프트는 올해 중국과 한국게임업체로부터 로열티로만 1000억원 이상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IP를 산업적으로 육성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헬로키티’ ‘팩맨’ ‘도라에몽’ ‘철권’,‘스트리트파이터’, ‘아톰’ ‘레오’ 등을 보유한 IP강국이다. 올여름 신드롬을 몰고 왔던 ’포켓몬‘과 최근 애플 아이폰용으로 출시된 ’슈퍼마리오‘의 경우 기네스에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등재돼 있다. 일본은 게임과 만화를 원소스멀티유즈의 원천콘텐츠로 삼아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2차 콘텐츠로 재생산하고 있다. 장수기업 닌텐도처럼 IP를 정교하게 관리하면서 생명력을 부여해 기업과 산업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IP는 영화, 방송, 소비재, 유통 등 방대한 기업과 관계를 맺는 발판이 된다”면서 “IP를 개발하고 확보하는 것보다 사후 세심하게 육성하고 관리하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도경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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