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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젠 “獨 가전업체도 인정한 灌腸비데, 해외서 더 인기”
유병기 대표 “비데제품 고급화와 해외공략이 성공비결”



우리나라 비데 시장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제살 깎아먹기’다. 시장규모 5000억원에 비해 너무 많은 업체들이 난립해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젠(대표 유병기)은 가격경쟁 대신 프리미엄시장을 공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등촌동 아이젠 서울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난 유병기(59) 대표는 “내가 사용해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면 결코 고객에게 선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독일 등 품질에 대해 깐깐한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제품인만큼 기능과 품질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유병기 아이젠 대표가 서울사무소에서 자사의 대표 제품인 관장비데와 신제품인 순간온수 관장비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외식업에서 승승장구하던 사업가였던 유 대표는 지난 2003년 아이젠을 인수, 이듬해 국내 최초 전자식 ‘관장(灌腸)비데’를 출시했다. 비데용과 세정용으로 노즐이 두개인 기존 비데와 달리 아이젠의 제품은 관장기능을 하는 노즐을 하나 더 갖췄다.

이 노즐은 물줄기를 항문 안쪽 부분까지 닿게 해 대변을 묽게 만들어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09년 국내 비데 최초로 ‘의료기기인증’을 받은 이 제품은 지금까지 40만대 이상 판매되며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유 대표는 “치질을 앓던 중 신생 중소기업 아이젠의 관장비데를 우연히 선물로 받았는데, 몇달 사용해보니 효과가 좋아 외식업을 접고 경영난을 겪던 아이젠을 인수했다. 기계식이었던 기존 제품을 전자식으로 개량했다”며 “제조업은 외식업과 완전히 달라 제품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제품의 가능성만을 보고 거금을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아이젠 2대 주주인 션 리우 씨) 덕분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군소업체가 난립한 국내 비데시장에서 유 대표의 선택은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아이젠은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고급화 및 자체 브랜드 전략을 고수해왔다.

사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던 아이젠은 2008년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2011년에는 미국 코스트코에 진출해 7만대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독일에서 GS(독일 정부가 제정한 제품의 안전과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 인증을 받은 뒤 독일의 대표적인 가전유통업체 혼바흐(Hornbach)를 통해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넓혔다. 2005년 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10년 후인 2015년 226억원으로 뛰어올랐고, 올해는 2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대표는 “혼바흐 관계자가 ‘한국의 가전제품을 유통하는 것은 최초’라고 호평할 정도로 기술강국 독일에서도 아이젠은 인정받는 제품”이라며 “현재 해외 매출비중이 약 40%가량이며, 아직 미국 와 유럽에선 비데가 대중화된 가전이 아닌 만큼 앞으로 해외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대표는 해외진출을 노리는 중소기업들에게 해외의 각종 인증제도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인증제도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지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 탄생하고, 인증 자체가 제품의 신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보이는 것에 신경쓰기 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아이젠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개발하며 새로운 시장을 노리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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