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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업계 10대 뉴스>세계 10위로 부상한 국내 자동차 시장…비주류의 반란 속 친환경차ㆍ자율주행차 주도권 경쟁 본격화
[헤럴드경제=박도제]2016년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내수 시장 규모가 183만대 규모로 성장하며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사실을 올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치열한 판매 경쟁 속에 완성차는 물론 수입차들의 지형 변화가 두드러졌다. 현대차가 파업 등으로 주춤한 사이 비주류 메이커의 약진이 돋보였다. 중형 자동차의 대명사인 쏘나타는 SM6나 말리부의 활약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E클래스를 내세운 메르세데스 벤츠의 활약 속에 7년만에 수입차 1위 자리가 바뀌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향한 경쟁도 치열했다. 미래 경쟁 포인트가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로 옮겨진 가운데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경쟁도 본격화됐다. 2016년 국내 자동차 업계를 달군 10대 뉴스를 꼽아본다.


1. 자동차 내수 판매 규모 세계 10위…1위는 중국

우리나라 자동차 내수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컸지만, 상위권 국가의 판매가 줄면서 순위가 상승했다.

2016년 2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국가별 자동차 내수규모를 집계한 결과 한국이 전년대비 10.3% 증가한 183만대의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내수 규모 10위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수요 확대 등의 영향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로서 한국이 차지한 세계 자동차 시장 비중은 2.0%에 이르렀다. 내수 규모 1위는 중국(2460만대)이며 미국(1784만대)과 일본(504만대)이 뒤를 이었다. 다음 독일(354만대), 인도(342만대), 영국(306만대), 브라질(257만대), 프랑스(235만대), 캐나다(194만대)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이 같은 순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 위기의 현대차…10월 내수 점유율 50%선으로 추락

위기는 하나의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여러 상황이 겹치면서 가시화된다. 현대자동차가 딱 그랬다. 주력 모델 노후화와 파업, 내부고발과 내수절벽, 신흥국 경기 악화 등의 요인들이 겹치면서 임원들이 자진해서 임금을 반납하는 ‘위기 경영’이 본격화됐다.

현대차의 힘든 한해를 보여주는 숫자는 여러개가 있지만,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내수 점유율이 대표적이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24차례 파업을 펼쳤으며, 기아차 노조는 23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양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액만 5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출범 이래 처음으로 60%의 내수 점유율이 깨진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10월 현대차의 내수점유율은 58.6%를 기록했다. 


3.르노삼성 내수 10만대 목표 달성…완성차 꼴찌 탈출

완성차 업체 CEO 가장 신나게 연말을 보내고 있는 아마도 르노삼성차의 박동훈 사장일 것이다. 그는 연초 ‘절치부심 권토중래’라는 말과 함께 올해를 시작했으며, 내수 10만대 목표를 달성하며 ‘완성차 꼴찌 탈출’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11월까지 내수 판매 달성률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르노삼성이다. 11월까지 9만7023대를 판매하며 사실상 1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판매대수에 있어서도 5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39%에 이르는 증가율이다.

르노삼성의 이 같은 도약은 각종 첨단 정치가 장착된SM6와 이의 SUV 모델인 QM6의 소비자 호응과 단합된 노사관계의 영향이 컸다. 특히 르노삼성차의 경우 협조적 노사관계가 형성되어 있는데, 두차례에 걸친 임금 동결과 올해 쟁의행위 없는 노사협상 문화가 완성차 꼴찌 탈출 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이다.


4.중형차 시장 지각 변동…SM6, 말리부 돌풍

국내 중형차 시장을 주도해온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르노삼성의 SM6와 한국지엠의 말리부가 쏘나타의 아성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까지 판매된 SM6는 총 5만904대로 올해 5만대 판매 목표를 한 달이나 앞당겨 달성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쏘나타 판매는 7만494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7%나 감소했다.

SM6는 중형 자가용(택시, 렌터카 등 제외) 등록 대수에서도 9개월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11월 SM6의 자가용 등록대수는 4만5051대를 기록, 현대차 쏘나타(3만2162대)를 훨씬 넘어섰다.

말리부 역시 총 3만2504대가 판매되며,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


5.디젤게이트 후폭풍…폭스바겐 11월 판매 ‘0’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2700억원에 이르는 서비스캠페인 시행을 알렸지만, 되돌아 오는 것은 칭찬보다는 비난이 더 많았다. 디젤게이트로 불편을 겪은 한국 소비자를 위해 차량 1대당 100만원 상당의 서비스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미국 등의 소비자에게 제공한 것과 비교되면서 ‘꼼수 보상’ 논란에 휩싸였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수난은 지난해 터진 ‘디젤게이트’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국내 파급이 본격화된 것은 올해부터이다. 지난 8월 환경부로부터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다. 총 20만9000대가 인증취소 차량으로 분류됐으며, 그 결과 지난 11월 폭스바겐은 단 한대의 차도 팔지 못했다. 아우디 역시 11월 판매량이 463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88%나 감소했다.


6.메르세데스 벤츠 돌풍…E클래스의 힘

상대방의 약점은 경쟁자로서는 강점이 된다. 한 쪽에서는 디젤게이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신형 ‘E클래스’를 바탕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한 곳이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이다.

벤츠는 올해 11월까지 5만718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수입차 최초로 연간 판매량 5만대 고지에 올라섰다.

벤츠의 돌풍은 그 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지켜오던 BMW를 2위로 밀어냈다. 지난 11월까지 4만2625대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BMW가 1위 자리를 사실상 내어주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7년만이다.

이에 BMW는 내년에는 완전 변경(풀 체인지) 신형 5시리즈를 내세워 탈환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면 벤츠는 내년 상반기 ‘더 뉴 GLC 쿠페’를 출시하는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맞설 계획이다. 수입차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내년에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7.자동차 온라인 판매…내년엔 홈쇼핑에서도

올해는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특히 르노삼성차의 QM6와 한국지엠의 아베오는 그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QM6의 온라인 판매는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마이크로사이트에서 온라인 견적을 산출하고, 카카오페이로 청약금을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가계약만 가능했고, 실질적인 구매는 가까운 영업점에서 이뤄지는 형태였다.

또 한국지엠은 옥션을 통해 10대의 아베오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국산차 홈쇼핑 판매가 허용됨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의 다양한 판매 방식 결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8.디젤차 지고 친환경차 뜨고…아이오닉, 니로 출시

지난 10월 독일 의회는 충격적인 결의안을 채택했다. 2030년부터 가솔린과 디젤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의 신규 등록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이번 결의안은 EU 차원의 규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친환경차 개발은 생존을 위한 자동차 업체의 숙명이 되었다.

이에 발맞춰 올해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집중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과 기아자동차의 니로가 그 선두에 섰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올해 11월까지 9481대가 판매됐으며, 기아차 니로 하이브리드는 1만7081대 팔렸다.

이 같은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내년 전기차 보급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2642억원을 편성했다.


9.자동차 시장 넘보는 삼성…10조원 규모 ‘하만’ 인수

자율주행차와 같이 4차 산업혁명 가장 활발한 곳이 바로 자동차 관련 분야이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11월 삼성전자가 1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해 글로벌 자동차 전장전문회사인 ‘하만’을 인수한 것은 자동차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삼성 측에서는 하만을 인수하면서 “완성차 제조는 안한다”는 입장이지만,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 시장이 열리는 상황에서 그러한 입장이 유지될 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삼성은 물론 LG도 자동차 산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내년 1월 5일부터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같이 직접적으로 부스를 차리지는 않을 것이지만, 간접적이거나 비공개된 형태의 부스 운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시작된 모습이다.


10.자율주행차 경쟁 원년…정부 지원 본격화

올해는 자율주행차 개별 경쟁이 본격화된 해다. 글로벌 유명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구글 애플 등 IT업체들의 이름도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올해 국토교통부도 자율주행차를 7대 육성 신산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자율주행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월 국토부로부터 자울주행 면허를 획든한 데이어 내년 초에 열리는 CES에서 아이오닉 시험차량을 이용해 완전자율주행 수준의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연합전설을 형성해 개발하고 있으며, 각종 컨소시엄을 통해 자율주행차 안전 문제 등 국제표준을 마련 논의도 함께 진행 중이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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