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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가에 대규모 ‘짝퉁 비아그라’ 공장 차린 일당 검거
-원료 구해다 267억원어치 불법 의약품 제조

-“성분 밝혀지지 않아 잘못 복용하면 사망할 수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시내 주택가에 대규모 ‘짝퉁 비아그라’ 공장을 차리고 267억원 상당의 가짜 의약품 150만정을 제조ㆍ판매한 일당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서경찰서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제조하고 정품처럼 포장해 판매한 혐의(상표법ㆍ약사법 위반)로 김모(58)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이모(58)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설명=경찰이 제조 공장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불법 의약품]


경찰에 따르면 김 씨 일당은 지난 5월 서울 중랑구의 한 주택가에 제조공장을 차리고 불법 의약품 제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중국 등지에서 밀수입한 가짜 의약품에 포장 용기만 바꿔 정품처럼 속여 시가의 절반 수준으로 의약품 도매상에 판매했다.

범행이 계속되면서 김 씨는 밀수입한 의약품을 포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약을 제조하기도 했다. 김 씨는 시중에서 의약품 원료를 구해 밀가루 전분과 섞어 ‘아드레닌’이라는 이름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판매했다. 일당은 해당 의약품을 미국 본사에서 수입한 정품 의약품이라고 광고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출처가 불분명한 허위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조직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차례 잠복 끝에 경찰은 공장에서 나오던 주범 김 씨를 검거했다. 현장에서 검거된 김 씨의 차 속에는 직접 제조한 가짜 의약품이 가득 실려 있었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장용기를 거래하는 장소를 확보, 잠복 끝에 손모(58) 씨 등 가짜 의약품을 유통한 공범까지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은 김 씨의 공장과 본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66억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등 성기능 개선제와 80만정 분량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원료 16㎏ 등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그동안 제조한 가짜 의약품만 267억원어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144만명이 동시에 복용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추가로 유통된 의약품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해외 유통경로 등에 대한 수사를 계혹할 방침이다.

이들이 한방 성기능 개선제라며 제조ㆍ판매한 의약품은 전문의약품 및 오남용우려 지정의약품으로 해외에서는 오남용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위험한 의약품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국의 의약품 제조업체 본사에 해당 불법 제조 의약품에 대한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악한 수준으로 제조된 불법 의약품은 원료 함량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며 “무허가 의약품을 잘못 복용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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