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는 ‘인간 대표’인 이세돌에게 기대를 걸었다. 구글은 승률을 50대 50이라고 했다. 딥러닝을 통해 ‘실제 대국에서 사람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알파고를 상대로 이세돌은 다섯 번의 대국을 치렀다. 결과는 1승 4패. 알파고의 ‘승리’였다.
3번째 대국에서 패한 후 그는 “이세돌이 패한 것일 뿐 인간이 패한 것은 아니다”고 했고, 마지막 대국을 불계패로 마무리 지으면서 “이번 대국은 원 없이 즐겼다”고 했다. 세간이 안긴 ‘인간 대표’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대신 그는 스스로 ‘어느 순간 즐기는 지 의문’을 갖고 있던 바둑에 대한 초심을 되새겼다.
알파고와의 승부 이후 이세돌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영국 가디언은 바둑 전문가 크리스 가록을 인용, “아름답고 역사적인 대국들이었다”고 평했고, 중국 신화통신은 “최종 전적은 이세돌 9단이 1:4로 졌지만 아름다운 바둑을 보여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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