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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꺼져가는 ’나눔 촛불‘]냉엄한 시국, 기부활동도 꽁꽁…전년 대비 절반
-23일 기준 사랑의 온도탑, 전년 90.1% 수준에 불과

-구세군 자선냄비, 전년比 5~6% 모금액 감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란 서수선한 정국 탓에 연말이면 어김없이 이어지던 기부의 온정이 예년만 못하다. 일부에선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개인들과 기업ㆍ단체들이 몸을 움츠리며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괜한 걱정에 가깝다고 하지만, 직접 현장에서 모금을 담당하고 있는 단체들은 내심 걱정스런 눈치다.

2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구세군 등 연말연시를 맞아 모금 활동에 나서고 있는 주요 단체들은 예년에 비해 모금 실적이 더딘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2015, 2016년 모금 1~23일차 사랑의 온도탑 일차별 모금 현황. [자료제공=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 중인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캠페인’의 현황을 보여주기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 세운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 23일 기준 46.6도(목표액 3588억원, 모금액 1671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 같은 시기 51.7도(목표액 3430억원, 모금액 11774억원)의 90.1% 수준이다.

불과 20일까지도 사랑의 온도탑에는 비상등이 켜졌었다. 집계 시작 20일차가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23.5도(844억원)로 전년 같은 시기 46.4도(159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삼성그룹이 평소보다 다소 늦은 20일 오후 500억원의 성금을 기탁하며 목표액에 어느 정도 근접할 수 있었다. 사회단체 관계자는 “매년 큰 금액을 기탁하던 기업들이 최순실 게이트와 경기 침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기부에 관심을 상대적으로 적게 뒀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모금액이 70억원을 넘어선 것을 계기로 기부액 목표를 높여 잡은 구세군 자선냄비 역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2일까지 모인 금액의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5~6% 가량 모금액이 덜 모였다. 김기석 구세군 모금실장은 “대통령 탄핵 정국이 펼쳐진 올해는 사상 최악의 모금 환경이라 했던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며 “정치ㆍ사회적인 이슈에 몰입된 개인들이 기부에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연말 이웃돕기 성금 모금액이 줄어든 것은 대규모 이벤트성 기부를 해오던 기업들이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와 동시에 경기 침체까지 찾아오며 기부에 인색해졌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연말 모금을 진행중인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올해는 불안한 시국과 경제 상황 탓인지 신규 기업ㆍ단체 약정 모금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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