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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대란에 ‘金卵(금란)’된 계란]계란말이ㆍ계란빵 등 사라져…영세 상인 ‘한숨’
-계란 가격 30% 이상 급등…그나마도 영세 상인들은 못 구해

-상인들 AI 확산 소식에 “계란 한 판에 1만원 넘어갈까 걱정돼”

-계란 가공품 면세 등 정부 대책 나왔지만…현장 반응은 싸늘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서 해마다 겨울이면 계란빵 장사를 하는 허모(64) 씨는 올해 장사를 시작도 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면서 장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계란 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허 씨는 “계란빵 한 개 가격이 500원 정도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재료 값도 맞추지 못할 정도”라며 “그나마 도매상에서 대형 상점 등을 제외한 영세 상인들에게는 공급을 중단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계란 품귀현상이 계속되면서 계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영세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AI의 여파로 계란 공급량은 평소 대비 60~70%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공급되는 계란도 ‘금값’ 수준으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장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상당수 가게에서 계란이 쓰이는 품목을 없애거나 아예 장사를 포기하고 있다.
계란 품귀현상이 계속되면서 계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영세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AI의 여파로 계란 공급량은 평소 대비 60~70%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공급되는 계란도 ‘금값’ 수준으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인들은 ”장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일부 상인들은 아예 장사를 포기하기도 했다. 최근 계란 부족으로 관련 영세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한 계란빵 노점상이 야간 영업을 하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계란 가격은 최근 1달 새 30% 이상 오르며 고공 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계란 한 판(30알) 가격은 지난 23일 평균 7124원을 기록했다. 지난달(5420원)과 비교할 때 31.4% 오른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5514원)과 비교해도 29.2% 올랐다.

AI가 확산되면서 계란 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이미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2400만 마리를 넘어섰지만, 정부는 AI 확산에 따른 추가 살처분을 예고한 상태다. 관련업계 일부에서는 “계란 한 판에 1만원이 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영세 상인들은 30% 이상 오른 계란 값보다도 물량을 구할 수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안모(47ㆍ여) 씨는 “도매점과 5년 이상 거래해 왔는데, 다음부터는 거래가 힘들다고 했었다”며 “잠깐이라면 버텨보겠지만,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 몰라 더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조모(39) 씨도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계란말이 등은 아예 포기했다”며 “내년 가을까지 계란 품귀 현상이 계속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러다 김밥에서 계란을 빼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계란 공급을 못하면서 항의를 받는 도매상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성동구에서 계란 도매업을 하는 한 상인은 “공급을 못 해 거래처가 다 끊기게 생겼다”며 “수도권 최대 계란 생산지인 경기도 포천 쪽 산란계 대부분이 살처분되면서 관련 유통업계 전체가 위기에 처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계란 품귀 현상 해소를 위해 계란 가루와 액상전란 등 계란 가공품 관세(8~30%)를 면제해 수입량을 늘리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그러나 소비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품귀 현상을 겪는 품목은 신선란인데 정부는 가공품을 늘리겠다는 대책만 내세웠다”며 “그나마도 실제로 유통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당분간 계란 파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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