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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형님’김희철 “우리의 모토는 감동을 주지말자는 거”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우리의 모토는 감동을 주지말자는 거다”

김희철이 ‘아는 형님‘에 출연하는 형들과 항상 다짐하는 말이라고 했다.

“두 번 안봐도 되니까, 오늘 보고 내일 다 까먹어도 되니까, 보는 순간만큼은 ‘아 미친 놈, 되게 웃기네’라고 봤으면 좋겠다. B급 코드, 쌈마이 별 소리 다 들어도 솔직하고 싶다. 감동은 드라마나 예능에서 많이 주고있지 않나. 우리는 웃음을 드리고 싶다.”

김희철은 ‘아는 형님‘이 초반 반응이 약해 폐지될 뻔 했지만 여운혁 PD(국장)의 뚝심과 멤버들의 노력으로 잘 지켜냈다고 했다.

”여기까지 온 건 저와 이수근, 민경훈의 힘이 컸다. 우리는 이런 걸 감추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공으로 돌리지 않는다. 지가 잘나서다. 착하게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는 가식이 될지도 모른다.“

김희철은 인터뷰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기자를 몇차례 만나면 ‘형님’이나 ‘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요즘은 ‘기자’ 또는 ‘기자님’으로 부른다. 지금은 몇 번 만나 ‘형‘이라고 부르면 어색하다. 그런데 김희철은 나에게 몇번 만나지 않았을 때부터 ‘형님’이라고 불렀다. 이 점에서 노홍철과 유사한 점이 있었다. 김희철은 사람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하는 재주가 있다.

예능에서의 김희철의 토크는 단도직입적이다. 깐족 대고 멘트도 센 편이며 똘끼충만하다. 하지만 욕을 먹거나 비호감에 빠지지는 않는다. 나름 선을 지키기 때문일까? 그에게 물어봤다. 토크나 예능하는 원칙이 있는지?

”내가 여자 게스트가 나오면 담배드립을 치다가 프로불편러들에게 잔뜩 찍혀 한동안 안 친 적도 있다. 녹화중 쉬는 시간에 여자 게스트가 ‘나한테는 왜 담배 드립 안쳐요. 쳐도 되요. 재미있어요’라고 한다. 그런 걸 원한다. 처음부터 지르지는 않는다.”


‘아는 형님‘이 회당 1시간 조금 넘게 방송되지만 녹화는 7여시간 진행된다. 김희철은 방송에는 안나가지만 현장에서 즐기는 대사와 개그를 즐긴다. 이를 ‘현장용 개그’라고 한다.

김희철은 연구하는 예능인이다. 각자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인지를 파악한다. 사람마다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체크해 그 선을 안넘으려고 한다.

‘아는 형님’은 학생이건 게스트(전학생)이건 다 친구이므로 반말을 사용한다. 이런 컨셉이 알려지면서 게스트들도 마음을 내려놓고 출연한다. 때로는 담배드립이나 김희철의 비키니선물 드립 등 야한 농담도 좋아할 때도 있다. 게스트들은 녹화후 “놀고 가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김희철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일등공신이다.

김희철이 선배인 김영철에게도 함부로(?) 말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영철 형에게 망했다, 분량 없다며 엄청 괴롭히는데, 서로 사이가 안좋을 거라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도 있다. 영철 형을 괴롭히지 않자 영철 형이 ‘야, 너 왜 날 공격 안해, 니가 날 공격해야 내가 (드립) 칠 게 있지’라고 한다. 서로 사이는 매우 좋다.”

마지막으로 김희철에게 뛰어난 드립력과 센스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물어봤다.

“데뷔초인 ‘X맨‘ ‘야심만만’때도 늘 이랬다. TV를 많이 보고 옛날 노래를 많이 알아 많은 가수 형들이랑 친했다. ‘아는 형님‘에서 터져 제가 힘을 받았다. 그래서 ‘아는 형님’이 고맙다. 그전부터 쭉 그렇게 행동하고 활동했다.”

사실 김희철은 ‘TV덕후’를 넘어서는 ‘문화박사’다. TV백과사전이다. 기억력이 좋은 그의 드립력은 순발력에 의한 결정적 드립부터 ‘개드립‘까지 실로 다양하다. 가수인 그는 노래도 잘한다. 우주겁쟁이로 민경훈과 함께 한 ‘나비잠’은 노래도 괜찮았고 뮤비의 반전까지 A급에서 B급, C급 코드까지 두루 담았다.

김희철은 얼핏 무근본 무개념 버라이어티로 만드는 분위기 같지만, 예능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영리하게 꿰뚫고 있는 ‘날쌘 돌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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