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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오르면 뭐하나… ‘三電’만 웃었다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최고가 경신과 더불어 코스피 상승 랠리까지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코스피 내 삼성전자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스피 상승분 중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가 과점하면서 장기적인 증시 성장에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1=삼성전자]

▶코스피200 8.7% 올랐다? 함정은 ‘삼성전자’… 외국인도 三電으로= 24일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는 연초 이후 8.7%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지수의 상승률은 0.80%에 그쳤다. 지수 상승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상승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해왔다.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보통주-상장예정주식수 포함)은 지난 2015년 9월 1일 159조819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13.79%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올해 초 15.10%로 오른 뒤 7월 초 17.22%까지 올라 지난 7일에는 20.11%로 최대 비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181만2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코스콤)은 254조9110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1317조982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34%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국내 주요 투자처인 만큼 외국인의 코스피200선물을 매매에도 삼성전자의 지분이 컸다.

자본시장분석 솔루션인 퀀티와이즈(Quantiwise) 자료를 토대로 교보증권이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주가와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순매수 상관계수는 0.74(1에 가까울수록 상관성이 높다)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외국인 인덱스 매수와도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월과 11월을 제외하고 강한 순매수세를 이어온 외국인과 증시 ‘큰손’ 연기금 모두 가장 많이 투자한 건 바로 삼성전자였다.

최근 한 달 새 외국인은 42만725주, 연기금은 6만8788주를 사들였다.

▶‘쏠림현상’극복 방안?… 국민연금 벤치마크 복제율 가이드라인 폐지 답 될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쏠림 현상은 국민연금이 삼성전자를 최대 투자처로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의 벤치마크 복제율 가이드라인에 따라 타 자산운용사도 삼성전자 투자 비중을 크게 둬 왔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내년부터 그동안 자산운용사에 요구해 온 벤치마크 복제율 가이드라인을 폐지할 경우 일정 부분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치마크 복제율은 위탁 펀드유형별로 별도 제시한 국민연금의 투자지침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자산운용사들에게 순수주식형, 장기투자형, 대형주형은 벤치마크지수의 50% 이상, 사회책임투자와 가치주형은 60% 이상, 중ㆍ소형주형은 20% 이상을 복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벤치마크 복제율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 자산운용사에 자율성을 부여해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 등 대형주 비중을 줄이는 대신 새로운 종목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벤치마크 복제율 가이드라인을 폐지하면서 삼성전자 쏠림 현상은 완화되고 이에 삼성전자 주가 흐름과 상관관계가 낮았던 업종 등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업종의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며 삼성전자 주가와 상관관계가 낮았던 미디어ㆍ교육, 유통, 호텔ㆍ레저, 소비재 관련 업종을 꼽았다.

이로써 연기금 중심 기관 매수확대와 더불어 중ㆍ소형주에도 볕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결국, 자산운용사들이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며 결국엔 삼성전자와 더불어 대형주 중심의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를 따라갈 것이란 설명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잘 나가는 걸 어떻게 하나… “다양한 종목 커 나가야 자본시장에 긍정적” = 이 같은 제도적 제동에도 삼성전자의 독주는 막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형주로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데다 실적까지 승승장구인 삼성전자에 투자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00만원 선 위까지 올리고, 실적치도 연일 상향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내년 분기별 실적 8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감과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중첩된 양상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2016년 4분기 실적은 전분기대비 9% 오른 52조원,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4% 오른 8조5000억원으로 당사 기대치 및 시장 컨센서스 상회할 것”이라며 “반도체 제외한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당초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95만원에서 무려 13% 올린 220만원으로 파격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016년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2% 오른 53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2% 증가한 8조4000억원으로추정된다”며 “부품사업의 강세로 인한 실적모멘텀이 지속돼 2017년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29% 증가한 36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익증가 모멘텀과 개선되는 주주 환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조정 했다”며 “갤럭시S8 출시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2017년에도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독주를 막을 순 없지만, 증시의 삼성전자 ‘쏠림 현상’과 수급 불균형은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삼성전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는 리스크”라고 지적한다. “전체 주식시장이 한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 다양성이 없어지면서 외부 충격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성이 커진다”며 “시장의 장기적인 균형적인 발전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들에게 삼성전자가 가장 중요한 투자처는 맞지만, 삼성전자 종목 이외의 여러 다양한 종목에 투자가 골고루 분산되는 쪽이 시장 발전 측면에서는 더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는 걸 견제하는 방식보다는 투자자금이 다양한 종목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보제공 채널이나 시장의 전체적인 투명성 개선하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게 장기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말했다.

leunj@heraldcorp.com

 [사진3=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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