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A씨는 지난 21일 홍대 프랑스 가정음식점에 예약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대신 전화를 해 주는 통신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전화를 한 A씨는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A씨가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 한 것. 과거에 청각장애인 손님이 방문했을 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해당 직원이 예약을 거부한 이유였다.
A씨는 해당 음식점에 무려 세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예약을 하지 못했다. 이 후 A씨는 레스토랑 평가 후기에 본인이 겪은 일을 올렸고 이를 본 이용객들 사이에서 음식점을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해당 음식점은 22일 공식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그 사과문 역시 납득할 수 없어 논란이 됐다.
전화를 직접 받았다는 음식점 책임자 B씨는 사과문을 통해 “이전에도 청각장애인 손님과 안 좋은 상황이 많이 발생해서 (예약이)어렵고 노키즈존과 비슷하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한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A씨의 예약을 거절한 것에 대해 부족한 응대였다며 사과했다.
사진=해당 레스토랑 사과문 전문 |
‘노 키즈존’은 성인 손님에 대한 배려와 영유아 및 어린이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을 일컫는 말이다. 장애인 예약을 거절한 것이 노키즈존과 같은 논리라고 말한 것은 장애인을 비 장애인과 구분짓고 타자화하는 차별적 표현이다.
또한 B씨는 장애인 예약을 거부하거나 매장을 방문한 장애인을 거절하지는 않지만 ‘다른 일반 손님과의 형평성’을 위해 동등한 위치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일반적이지 않은’ 장애인들을 ‘특별 대우’ 해 줄 수는 없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애인과 비 장애인에 대한 무조건적 평등을 내세우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은 장애인이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B씨는 사과문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그 속에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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