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0만 반대서명” 정치·시민단체, 교육부 국정교과서 전방위 ‘압박’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의견수렴 마지막날인 23일. 정치와 학계, 교육계,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한목소리로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며 교육부를 압박했다.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있는 교육부는 다음주 수요일쯤 현장 적용방안을 발표한다. 시행시기를 1년 뒤로 늦추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교육부는 국민 67%가 반대하는 거센 역풍 속에서도 1년간 초고속 집필을 마친 뒤 11월28일 현장검토본을 공개했고 웹사이트를 통해 4주간 국민의견을 받았다. 23일 의견수렴이 마감되는 가운데 23일 0시 현재 2741건의 의견(제출인원 1871명)이 올라왔고 이 중 절반 이상인 1519건이 교과서 ‘내용’에 관한 것이다. 오·탈자 관련 의견이 53건, 이미지 관련 의견이 28건, 비문 지적 10건 등이었다. 교육부는 23일 자정까지 의견을 받은 뒤 내년 1월 중 최종본을 완성해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의견수렴 마감일인 이날 서울과 세종 등에서 정치, 교육계,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국정교과서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며 반대여론을 집결, 교육부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위원장 유은혜)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야3당, 시민사회, 시도 교육청과 공동으로 진행한 국민 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했다.

특위는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의견을 접수한 결과 총 10만 1315건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교육부가 받은 의견보다 58배가 많은 숫자”라고 밝혔다.

유은혜 의원은 “취합한 국민의견을 오늘 교육부에 제출해 공식 반영되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만약 교육부가 국정화를 강행하면 이준식 장관 해임건의안 요구를 비롯해 국정교과서 금지법을 야3당이 연대해 바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상권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 대표는 “국정 역사교과서 자체는 학교에 배포할 수준이 못되는 논란투성이, 오류투성이 교과서로, 우리의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교과서이다”라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각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시도교육감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서울·부산·광주·세종·충남 등 5개 시도 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가르치는 교사, 배우는 학생,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교육감이 받아들이지 않는 교과서는 학교에서 사용될 수 없다”며 국정교과서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교육감들은 “교육부의 현장검토본 이후 국정교과서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비판과 민심을 수용해 국정교과서 정책 폐기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국민에게 용납될수 없는 국정교과서 정책이 중단될 때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그동안 현장검토본 의견수렴이 끝난 뒤 국정 역사교과서의 학교현장 적용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이 부총리는 거센 반대 여론을 의식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 “여러 대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등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을 취하다 지난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서 “역사교과서 편찬은 정치 상황과 상관없이 추진한 것”이라며 국정화 강행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1년 유예 방안이 여전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1년 유예안’은 교육부의 국정화 방침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결국은 학계와 여론이 주장하는 전면 폐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오른다. 시행시기를 1년 늦추는 것으로 결정되면 교육부 장관의 수정 고시를 거쳐 중1, 고1은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기존 검정 역사교과서를그대로 쓸 수 있게 된다.

다음주 수요일께 발표가 유력한 가운데 교육부 관계자는 “역사교과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안된다는 교육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 국민이 납득하고 학교현장 혼란이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