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세계 낸드플래시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평택에 새 공장을, 또 2위 도시바도 일본 공장 증설과 중국에 새 공장 만들기에 여념없다. 여기에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이번 청주 공장 신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SK하이닉스는 22일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충청북도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옛 현대반도체 자리였던 경기도 이천, 그리고 LG반도체의 본거지인 기존 청주 공장과 합병 이후 만든 중국 우시 공장에 이어, SK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만드는 새 공장이다.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에 들어설 신 공장은 넓이만 23만4000㎡에 달한다. 다음 달 설계에 착수해 내년 8월부터 건설에 들어간다. 2019년 6월 건물 및 각종 설비 배치를 완료하며, 총 투자액은 약 2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신규 공장 설립은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신공장, 도시바의 일본 및 중국 공장 신설과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시장에서도 향후 5년 동안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한 발 빠른 생산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고이 하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015년 832억 기가바이트(GB)였던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에는 5084억 GB로 늘어날 전망이다. 매년 44%씩 성장하는 셈이다. 대형 서버를 중심으로 노트북, PC로까지 사용범위가 늘고 있는 SSD, 스마트폰의 저장공간 확대, 또 셋톱박스 및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증가 등으로 낸드플래시 수요는 매년 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의 한 종류로, 스마트폰 속 eMMC, 기업용 서버와 노트북 속 SSD 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휴대용 소형 저장장치 USB나 SD카드 역시 낸드플래시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공급은 이 같은 수요 증가 속도에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도시바, 하이닉스 등 글로벌 낸드플래시 선도 기업들은 미세공정 확충, 3D 전환 등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이에 따른 필요 장비 용량의 증가로 라인 숫자의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평택 새 반도체 공장의 주력 제품으로 낸드플래시를 꼽고있고, 또 도시바가 분사와 감원 등 기업 구조조정 속에서도 2014년부터 일본과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공장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세 공정과 3D 적층 구조 생산 방식 도입으로 단위당 생산량은 늘었지만, 공정이 복잡해진 만큼 필요 장비 숫자와 규모도 늘면서 기존 라인에서 뽑아낼 수 있는 수량에 절대적인 한계치가 있다”며 “청주에 새 공장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3D 36단 2세대 제품은 2분기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48단 3세대 제품은 11월 양산에 돌입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72단 4세대 제품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시작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6%로 15년 넘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도시바 19.8%, 웨스턴디지털 17.1%, SK하이닉스 10.4% 등이 뒤를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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