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겨울 바람 들어올 정도로 틈새 벌어진 불우이웃 가정의 집 수리를 해주고, 난방 걱정이 태산인 홀몸노인 가정에 에너지를 날라 주느라 땀흘리는 모습은 정겹다. 아울러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을 발휘해 최고 전문가 답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재능 기부’도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한다.
최근 기부 문화에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즐거움(Fun)과 기부(Donation)을 합친 ‘퍼네이션(Funation)’이 서서히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절로 웃음이 피어나고,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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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호텔 벽화봉사 |
▶거리의 화가= 롯데호텔 호텔리어들이 거리의 화가로 변신했다. 이 호텔 임직원 20여명은 지난 3일 웹툰작가 김민재, 노란구미씨와 함께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환경미화원 쉼터시설에 만화 벽화를 그렸다. 한 직원이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세상을 청소하는 미화원들의 이미지에 맞게 이 낡은 시설에 그림을 그려넣을 생각을 하게 됐다. 웹툰작가들이 벽화의 전체적인 틀을 먼저 그렸고, 붓을 든 호텔리어들은 언 손을 녹여가며 얼굴에 물감이 묻는 것도 잊은 채 열정적으로 그림을 채워나갔다. 이를 구경하던 주민과 환경미화원들은 손뼉을 치면서 기발한 그림들이 완성되는 모습을 즐겼다. 6시간의 대작업이었다. 작업과정이 즐거웠고, 보는 이가 행복했으며, 완성된후 짙은 감동이 밀려왔다.
▶내외귀빈 여러분의 변복= 골프존 골프존문화재단은 17일 충남대에서 지역 소외계층 어린이, 다문화 가정, 자원봉사자 등 3000여 명을 대상으로 ‘2016 희망행복나눔페스티벌’을 열었다. 대전 지역 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기획한 연말 문화 나눔 행사로, 넌버벌퍼포먼스 ‘비밥’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를 1400여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제공했다. 점잖게 앉아있던 김영찬 이사장 등 내외귀빈 50여명이 갑자기 산타로 변장한 것은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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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존의 내외귀빈 산타변복 |
▶김장 놀이= 전북 고창에 있는 ‘상하농원’은 최근 농원 내 한식 전문 요리사와 함께 ‘건강한 김장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체험 가족당 1포기씩 총 100여 포기를 장애인 복지시설인 ‘아름다운마을’에 기부했다. 이 행사에는 이 지역 아이들도 함께 하면서 맛보고 버무려보고 만져보면서 김장 놀이로 즐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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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아농원의 셰프와 함께하는 김장 에듀테인먼트 |
▶동전 내기= 인천대공원 호구 입구는 대표적인 동전던지기 장소이다. 목표로 한 지점에 던지기 내기를 하고 내기로 동전을 받으면 그 동전으로 또 던지는 곳이다. 연인들이 모종의 약속을 하고 던져보고는 마치 꿈이 실현된 듯 기뻐하는 곳이다. 최근 공원사업소 직원이 결빙 전에 호수에 들어가 최근 몇달동안 던져진 동전을 수거했더니, 총 82만141원이었다. 이는 고스란히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됐다.
▶뜨개질 기부= 취미활동으로 즐기는 뜨개질을 사회공헌 활동에 접목한 사례도 있다. 와인수입사 금양인터내셔널은 지난 7일, ‘빨간모자를 쓴 1865’ 와인을 내놓았는데, 와인에 씌워진 이 모자는 소비자가 만든 것으로 사회공헌활동인 ‘사랑의 빨간띠 캠페인, 사랑의 빨간모자 만들기’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뜨개질 키트를 신청한 소비자가 완성된 빨간모자를 반환하면, 일정액을 소아암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프로골퍼 최나연도 동참했다.
▶뮤직박스 DIY= 화장품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뮤직박스를 만들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내고, 청각장애인를 위한 기부도 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마련했다. 루돌프,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3종의 나무 조립판으로 된 DIY 뮤직박스를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세이브더칠드런에 기탁했다. 올해로 7년째이다.
밥 굶는 사람이 거의 없는 우리의 생활 수준, 문화 의식이 높아지면서 감동없는 기부는 거부될 수도 있다. 땀방울 어린 재능 기부, 따스한 마음과 함께 전하는 성금에 이어, 퍼네이션은 온정을 준비하고 전하며 완성하는 모든 과정이 행복이라는 점에서 기부문화 3.0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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