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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자 유족 “피고발자ㆍ검찰 공조해 위조작을 진품으로 둔갑시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고(故)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은 20일 ‘미인도’(사진)가 ‘진품’이라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피고발자와 검찰이 공조하여 미인도를 진품으로 만들기 위해 벌인 계획적이고 치밀한 음모”라고 반박했다.

유족 측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자료를 통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진품 미인도 소유 의혹 ▶표구상 증언 ▶안입선ㆍ석채안료는 일반적 동양미술 기법 ▶프랑스 감정단 분석결과 불채택 근거를 밝히라며, 검찰의 ‘진품’ 판단 근거가 빈약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먼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미인도를 소장했다는 사실이 진품의 증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재규 부장에게 ‘미인도’를 선물했다고 지목된 오종해 중앙정보부 대구 분실장에 관한 이야기는 사실 천 화백이 생전에 먼저 꺼낸 이야기로, 오 씨가 천경자 화백으로부터 그림을 가져간 사실은 있지만 ‘미인도’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라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또 그 그림이 김 전 중앙정보부장의 소유라고 해도 그의 몰수 재산 가운데 가짜 골동품이나 그림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실이 진품의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화선지와 액자 표구에 관해서는 천 화백의 작품 표구를 전담하다시피 한 동산방 화랑의 대표가 당시 “그 그림의 액자가 동산방에서 만든 것은 분명하나 그 그림을 천 선생이 가져왔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가져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증언한 것을 반박 증거로 제시했다. 위작자가 이 작품을 가져와 표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대목이다.

압인선과 석채안료는 “송곳 같은 도구로 본을 뜨는 것(골필)은 동양화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며 “암석에서 추출하는 석채에도 여러 종료가 있으며 안료는 누구나 쓸 수 있어서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무엇보다 유명 프랑스 감정단의 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검찰이 완전히 배제했다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또 검찰이 시행했다는 과학적 검사는 프랑스 감정단의 검사 기술보다 뒤처진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한) 웨이블릿 검사는 프랑스 감정팀의 다중층간확대분석 방법보다 차원이 낮은 테크닉으로, 당연히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며 “세계 최고기술의 분석 결과를 무시하고 대검 자체 내에서 진행한 국내 과학진의 분석방법만을 갖고 밝혀낼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과학적 열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프랑스팀이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 사용한 계산 식을 천 화백의 9개 진품에 적용한 결과, 진품 확률이 4%대로 낮게 나왔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검찰 측 측정자가 임의로 계산해 만들어낸 자료”라며 “누가 이런 수치를 도출했는지 정확한 방법과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는 이번 한국 검찰 발표와 관련 “전혀 비과학적이고 비객관적이며 임의적 자료를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 연구소의 25년 이상 축적된 첨단 기술과 경험을 그렇게 쉽게 흉내 낼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구소는 20일 오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검찰의 조사결과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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