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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암살자' 뇌졸중 ①]당신의 머릿속…동장군이 심어놓은 ‘폭탄’
-혈관 갑작스런 수축 뇌출혈·뇌경색 위험 커져…일부 마비·발음 이상 전조증상 ‘신속한 치료’만이 살 길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 쌀쌀한 초봄까지 조심해야 될 대표적 질환이 뇌혈관질환이다. 추위와 큰 일교차에 노출되면 혈관이 갑작스럽게 수축돼 혈압이 올라가면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뇌혈관이 터지면 사망률이 30~40%에 달하기 때문에 평소 혈압에 문제가 있다면 뇌동맥류 검사를 미리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은 암과 함께 대한민국 주요 사망원인이다.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파열돼 발생하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으로 나뉜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의 발생빈도가 가장 높았으나 갈수록 노령인구의 증가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허혈성 뇌졸중 즉 뇌경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어려운 경제와 경쟁사회 분위기 때문에 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과도한 흡연과 음주를 하게 되고 평소 운동이나 건강검진 등으로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는 30~40대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고혈압 환자는 뇌졸중 고위험군

뇌졸중을 일으키기 쉬운 위험요인으로는 흔히 고혈압을 꼽는다. 고혈압 환자는 뇌출혈과 뇌경색 모두를 일으키기 쉽다. 또 당뇨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2배 이상 뇌졸중의 위험성이 있으며, 심장질환 환자도 뇌졸중의 위험이 높다. 이와 함께 흡연과 잦은 음주, 콜레스테롤, 비만, 과체중 등도 뇌졸중의 발병율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대사증후군, 관상동맥성 심장질환과 뇌졸중 모두 비슷한 위험인자를 갖는 질환으로 보고, 하나의 질환을 갖고 있다면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계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주로 한쪽 얼굴과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감각이 떨어져 남의 살처럼 느껴지거나 말이 제대로 안 된다. 또 한 쪽이 보이지 않거나 어지러워서 걸을 때 중심을 잡을 수 없고 심하면 의식장애로 쓰러지기도 한다.

서우근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으로 인해 산소공급이 4~5분간만 중단돼도 뇌세포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받게 된다”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신속하게 병원으로 후송해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등의 검사를 통해 뇌출혈이나 뇌경색 여부를 확인한다.


뇌경색 발병 시 3시간이 골든타임

뇌경색은 뇌에 즉시 산소공급을 재개토록 해야 한다. 혈액공급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에서 뇌세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2~3분 정도지만 뇌혈관 일부가 막히면 그 뇌혈관이 담당하는 뇌 부위는 다른 뇌혈관의 도움을 받아 최대 3시간 정도 버틸 수 있다.

쓰러진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후 검사를 통해 혈관의 막힌 부위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이 1~2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환자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혈액공급이 차단된 부위의 뇌 세포는 죽게 돼 회복할 수 없게 된다.

증상이 있은 6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로 치료를 하면 완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되면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하는 근본적 치료의 가능성이 급격히 감소한다. 따라서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경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 파열되면 재출혈 방지가 관건

뇌출혈에는 크게 뇌내출혈과 뇌거미막하출혈이 있다. 뇌내출혈은 대부분 고혈압에 의하며, 뇌거미막하출혈은 많은 환자에서 뇌혈관이 부풀어 올라 파열되는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다.

뇌거미막하출혈은 환자의 약 1/3은 출혈 즉시 사망하고, 1/3은 병원으로 후송 중이나 입원 중에 사망하거나 상태가 나빠 수술을 받지 못하며, 나머지 1/3만이 수술적 또는 코일색전치료를 받는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재출혈될 가능성이 높고, 방치하면 대략 6개월에 50% 가량은 재출혈에 이른다. 재출혈되면 사망률이 50%를 넘기 때문에, 뇌동맥류 수술의 첫 번째 목표는 파열된 뇌동맥류가 재출혈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 외상없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질환이나 노화로 인해 뇌로 가는 작은 혈관이 악해지고 터지는 고혈압성 뇌출혈은 출혈의 양이 많아 생명이 위태로울 때 수술로 혈종을 제거하며, 때로는 보다 빠른 회복을 위해 수술하기도 한다.

권택현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질환치고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없지만 뇌졸중은 특히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다”며 “예고 없이 찾아오는 데다 환자가 자신의 인생을 정리할 여유마저 빼앗기 때문”이라고말했다.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의 10~20% 정도에게는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혈전이 일시적으로 뇌혈관을 막아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며,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갑자기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등 뇌졸중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권 교수는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고혈압 등 원인에 대해 알고 과음과 흡연을 피하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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