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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까지 한 달, 潘에 허락된 시간…‘기대’ 새누리ㆍ‘견제’ 민주당ㆍ‘조용’ 국민의당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조기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차기 대선의 승부처는 1월 말 설 연휴다. 약 한 달 뒤, 설 밥상 화두에 어떤 후보가 오르내리는가가 사실상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게 정계의 예측이다. 특히 이 시기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과 맞물려 있다. ‘반기문 효과’를 앞둔 국회 3당의 표정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반기문 띄우기’에 나선 새누리당, 견제를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유난히 조용한 국민의당이다.

민주당은 반 총장 귀국을 앞두고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최인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친박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어 용꿈을 꾸다가 말을 갈아타려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반 총장을 비난했다. 이어 “박비어천가를 부른 것과 이 말 중 어느 게 반 총장의 진심인지 밝히라”고 강하게 추궁했다. 



당 논평에서도 반 총장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면에 따라 재빨리 입장을 바꾸는 걸 보니 ‘기름장어’란 별명이 허투가 아닌 것 같다”며 “반 사무총장의 모습을 보면 노회한 정치 9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제 간은 그만 보시고 정체를 드러내시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또 “일평생 양지를 좇아 노무현 정부에서 입신양명하고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에 영합한 인물”로 평가절하했다.

새누리당은 ‘반 총장 띄우기’에 나섰다.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반 총장을 비난한 같은 날 “가장 넓은 눈으로 세상을 본 인물”이라고 반 총장을 호평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큰 의리를 생각해 더 넓은 눈과 가슴으로 자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반 총장 영입을 적극 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친박계 역시 반 총장을 유력 대권 후보로 꼽는다. 반 총장이 박근혜 정부 비판에 나섰지만, 이 역시 탄핵 정국을 감안할 때 “그럴 수 있는 일”이라 용인하는 분위기다. 유력 대권 후보가 없는 여권으로선 반 총장은 배제하기 힘든 1순위 후보다.

정작 국민의당은 조용하다. 반 총장이 연일 민감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다. 일각에선 반 총장이 새누리당을 선택하지 않으리란 분석이 끊이질 않는다. 국민의당은 내심 기대가 크다. 전략통으로 불리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독자적으로 그룹으로 제3지대를 형성, 국민의당과 함께 들어가면 반 총장 역시 대주주가 될 수 있다”며 ‘반기문ㆍ안철수 연대설’을 언급했다. 국민의당은 반 총장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입장 표명 없이 침묵 모드를 지키는 건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탓이다.

반 총장의 귀국은 각 당의 대선후보에도 초미의 관심사다. 어떤 식으로든 대선 판이 요동치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야권에선 박 대통령 탄핵 이후 ‘박근혜 대체자’를 찾지 못한 보수층이 반 총장에 재집결하리라 보고 있다.

게다가 반 총장 귀국은 설 연휴 직전에 이뤄진다. 조기대선에서 올해 설 밥상에 오르지 못하는 후보는 사실상 ‘레이스 탈락’과 다름없다. 최대 승부처를 앞두고 때마침 귀국하는 반 총장에 잠룡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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