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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재의 거짓말 or 의혹 9가지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인 김영재 원장에 대해 갈수록 의혹이 쌓이고 있다. 문화계에 차은택이 있다면, 의료계에 김영재가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국정농단사건에서 김영재 원장은 의혹의 ‘진앙지’이자 의혹해소의 ‘키맨’이다. 김영재 원장의 본명은 김영복으로, 최순실과 비슷한 시기에 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정조사 청문회와 함께 진행된 김영재 의원에 대한 현장조사는 ‘의혹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김 원장은 세월호 당일 대통령 성형의혹이 불거지자 초반에는 수요일(세월호 당일)은 원래 진료를 하지 않는 날이라고 했다가 당일 프로포폴의 사용증거가 나오자 오전에 장모를 진찰하고 오후에 골프장을 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김 원장은 에에대한 증거자료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영수증등을 제시했고 국조특위의 현장조사에서 특위위원들이 장모를 진료했다는 진료차트를 조사한 결과, 필적 조작의혹 등 의혹이 일파만파로 더 커지고 있다. 


국조특위 위원들이 세월호 당일의 진료차트의 필적이 평소의 필적과 다른 점을 확인하고 ‘최보정’이라고 따로 관리되는 장부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것을 보관하는 금고를 확인하려하자 김영재 원장은 온몸으로 금고를 가로막았고 급기야 국조특위위원들이 특검의 수사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지경까지 갔다. 금고안에 감춰진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까지 김영재 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둘러본다.



①최순실 혼자 프로포폴 130여차례?

김영재 원장은 최순실에게 보톡스 등 각종 피부미용시술을 2013년부터 3~4년 동안 130여차례 시술했다. 이 시술에서는 모두 프로포폴이 사용됐다. 이정도 양이면 거의 1주일에 한 번꼴로 프로포롤을 투약한 셈으로 상습중독자가 아닌이상 일반인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양이다.

또한 최순실이 130여차례 ‘최보정’이라는 이름으로 시술을 받은 이 기록에는 최순실의 생년월일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생년월일이 적혀있는 기록도 있다. 김 원장은 특위위원들의 이같은 지적에 “비급여라서 환자가 불러주는대로 적었을뿐”이라는 옹색한 답변만 했다. 생필품을 사는 것도 아니고 의료행위를 하는데 환자의 생년월일을 확인하지 않고 불러주는대로 적엇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또 비용결재 출처를 확인할 수 없게 8000여만원에 달하는 프로포폴 투약비용도 전액 현금으로만 결재를 했다는 점도 흔한 경우는 아니다. 더욱이 최순실 국정농단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시점에 관련 치료기록을 파쇄업체에 맡겨 증거인멸을 시도해 최순실이 130여 차례를 본인이 직접 프로포폴을 맞은 것인지조차 알수없게 만들었다.



②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은?

김영재 원장은 세월호 당일 행적과 관련해 처음에는 매주 수요일에는 진료를 하지 않아서 4월16일에는 진료가 없었고 인천에 있는 골프장에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고 진술을 했다

하지만 진술은 번복된다. 김영재 의원에 세월호 참사 당일 프로포폴을 사용했다는 장부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에 대해 김영재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에 나는 골프를 쳤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피부 시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톨게이트 영수증이 증거라며 밝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당일 김영재 원장이 제시한 고속도로 요금이 다르다”며 “1개는 가짜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증거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원장이 제출한 2장의 영수증 중 하나는 7600원, 다른 하나는 6600원으로 서로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③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에 장모 시술 사실인가?

김영재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가 프로포폴 투약 내역이 나오자 갑작스레 장모의 무릎을 진료한 뒤 골프장에 갔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김 원장의 주장은 당일 오전 장모가 허리와 무릎, 고관절 등에 대한 통증 완화 처치를 한 뒤에 바로 골프장으로 향했다는 말이고 간호사 등도 당일 장모를 봤고, 치료를 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국조특위의 현장조사에서 병원 측은 김 원장이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께 장모에게 자가혈소판풍부혈장(PRP) 시술을 했고, 9시35분께 장모가 마취에서 깬 뒤 40분께 골프장으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위 야당 의원들은 초음파 장비도 없는 병원에서 어떻게 PRP주사를 놓았는지와, PRP시술과 함께 프로포폴 주사를 놓기에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점 등을 들었다.김 원장이 참사 당일 자신의 병원에서 장모를 시술한 게 아니라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에 대한 시술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보통 고령의 환자나 만성통증환자의 경우 프로포롤을 쓰지 않는다. 프로포폴의 경우 30여분이 지나면 마취에서 깨어나기 때문에 만성통증환자에게 프로폴을 사용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④세월호 당일 진료차트 위조의혹?

자신의 장모를 시술했다고 작성한 진료 차트의 사인과 평상시 사인이 달라 위조됐다는 의혹이 국조특위의 현장조사에서 제기됐다.

김 원장은 그간 세월호 참사일의 프로포폴 투약은 박 대통령이 아닌 자신의 장모를 시술하는 데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김영재의원에서 프로포폴 처방이 가능한 사람은 김 원장뿐이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치료했다는 처방전에 사인을 하게 돼 있는데 그것과 그 전의 사인이 다르다“며 ”필적을 감정할테니 제출하라고 하는데 (병원 측이) 완강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김영재의원 측은 영장 없이 자료제출을 할 수 없다고 버티다, 다른 위원들과 달리 청와대 현장조사에 가지 않고 현장을 지킨 박영선 안민석 손혜원 민주당 의원 등 3명에 의해 관련 차트를 밀봉, 병원으로 온 특검 파견검사에게 임의제출했다.



⑤정호성과의 긴밀한 관계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김영재 원장과 긴밀하게 접촉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전문의도 아닌 원장이 운영하는 의원 규모의 병원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개발 지원과제를 따내고,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 병원과 서울대병원이 김영재 원장의 임상시험에 편의를 주고,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등 많은 편의를 받았는데 정 전 비서관이 그 민원의 연결고리 가능성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⑥청와대의 노골적인 특혜 의혹

김영재 원장의 아내 박채윤 씨가 대표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과 처남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 존제이콥스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었다. 두 회사 모두 규모가 작고 매출 등 실적이 뚜렷하지 않지만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해 중남미, 중국, 올해 프랑스 순방에 동행했고, 존제이콥스는 프랑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박 대통령이 이 화장품 회사 부스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또 이 회사는 청와대에 설날 선물용 화장품을 납품했고, 그 뒤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 각각 입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수술용 봉합실 연구개발비로 3년간 15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도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중동 진출 사업이 실패했고, 이를 담당했던 컨설팅업체에게 국정원 사찰, 세무조사 등 여러 보복이 들어왔다고 이현주 컨설팅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주장했다. 이에 이만희 새누리당의원이 “특혜 받은 사실 인정 하냐?”고 묻자, 김 원장은 “정황상 그렇지만...”이라면서 특혜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어 이 의원이 “최순실과의 돈독한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건 부인하지 않겠다”면서도 “중동 방문의 경우에도 우리가 민간에서 UAE 차관 등이 우리 제품이 좋다고 해서 제안서 주고 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많이 생략되고 그래서 의혹이 제기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영재 원장은 아내 박채윤(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와 함께 청와대에 출입한 것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저희 화장품을 공급받아 쓰는데 피부 트러블이 나고 얼굴이 부었다고 해서, (아내가) 여성이라 색조화장품 등을 잘 아니까 사 가지고 가서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⑦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 이중 작성 및 파쇄

김영재 의원은 의료게이트가 불거지고 검찰수사가 임박했을을 알고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급하게 파쇄하는 갑작스러운 결정을 한다. 또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이중으로 작성한 의혹을 사고 있다.

한 언론사에서 김영재 의원이 파쇄해서 버린 고객 스케줄 관리표 등을 쓰레기봉투에서 찾아내 조각을 맞춰보니 2012~2013년 김 의원의 프로포폴 처방 내용도 포함돼 있었고 이후 강남보건소의 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2011~2016년 프로포폴 관리 대장을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⑧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의 은밀한 관계?
김영재 원장은 또한 전 대통령주치의이자 현 서울대병원장인 서창석 교수가 서울대병원장으로 선임된 배경에 깊숙이 개입한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창석 원장은 20167월 성형외과 전문의도 아닌 김영재 원장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진료의사로 위촉했다가 2주만에 해촉하는데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 내부에선 서창석 원장이 압력을 행사해 김 씨가 위촉됐다는 말이 나왔고, 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대병원측의 김영재 원장에 대한 또다른 지원은 김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 씨가 대표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에서 개발한 봉합사(의료용 실)를 김 원장이 외래교수에 위촉될 때 서울대병원 의료재료로 등록하도록 한 것이다. 통상 의료재료 등록엔 1년이 소요되는데, 해당 봉합사는 5개월이 걸렸다. 지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서창석 원장은 순천향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의 소개로 박채윤 대표를 소개받았다라고 진술했고 이임순 교수는 그런 사실을 부인해 어느 한쪽이 위증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서창석 병원장은 김영재가 개발한 수술용 실을 서울대병원에 빨리 도입되도록 요청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러한 의혹에 중심에 선 서창석,김영재 두 사람은 모두 최순실 씨와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김영재 씨는 최순실 씨를 몰랐다고 말했지만, 최 씨가 일주일에 한 번 씩 병원을 방문했다는 기록이 나오면서 해명이 무색해졌고 서창석 병원장도 최순실 씨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고, 의료용 실은 김 씨 부인이 찾아와 성형용 실을 써달라고 해서 성형외과를 연결시켜준 것 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노조측은 전현직 병원장들이 김영재 씨에게 서로 특혜를 주려고 경쟁했고, 병원장 공개 모집 시기에도 이런 시도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⑨ 김영재 부인 ‘박채윤’ 회사 ‘리프팅 실’ 식약처심사 특혜의혹?

김영재 부인 박채윤씨가 대표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유일한 제품인 ‘리프팅 실’도 식약처 품목허가가 다른 회사의 제품들에 비해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심사는 최대 70일, 품목허가 신청에 최대 10일 총 80일안에 심사를 마무리 하도록 되어있지만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2014년 8월 21일 품목허가를 신청해 2014년 9월 23일에 허가를 받았고 불과 26일만에 심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생산하는 유일한 이 제품과 동일한 품목을 허가받은 업체는 모두 4곳인데 이 업체들은 최소 45일, 길게는 74일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진행한 임상시험의 대상자도 다른 회사의 임상시험과 차이가 났다. 허가받은 안면조직고정용실의 경우 의료기기 등급이 4등급으로 임상시험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경우 임상시험 대상자가 23명에 불과했지만 다른 업체들의 경우 ㈜스0000가 46명, 한000000㈜가 62명, ㈜현0000이 5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기간도 문제다. 당초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식약처에 제출한 임상시험계획서에는 임상시험 기간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일로부터 10개월’로 한다고 되어있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것은 2014년 1월 15일이다. 임상시험을 종료한 것은 6월 2일이다. 최종 결과보고서 작성은 8월 11일이었다. 당초 계획보다 3개월이나 빨리 임상시험을 완료한 것이다. 이후 2014년 8월 21일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당초 임상시험 신청 당시 임상시험기간을 다 채우지 않았음에도 식약처는 타 업체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빨리 품목허가를 내준 셈이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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