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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朴, 씁쓸한 대선승리 4주년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는 또다시 되풀이되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현재 직면한 상황은 우리 역사에 또 한 명의 불행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아직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수백만의 촛불민심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미 오명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박 대통령은 19일 대선승리 4주년을 맞았지만 참모들과의 티타임이나 별도 행사를 갖지 않는다. 대선승리 1주년이었던 지난 2013년 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 6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당 지도부와 만찬을 갖는 등 축하와 희망으로 부풀었던 데서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진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국회의 탄핵 가결 이후 직무정지된 상태로 관저에 칩거하며 주로 헌재 탄핵 심판과 특별검사 수사에 대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등산 등 제한적이나마 외부활동을 가졌지만 박 대통령은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국회 탄핵 가결 이후에도 촛불민심이 여전히 즉각 퇴진과 하야를 요구할 만큼 부정적인 탓이다.

박 대통령이 2012년 12월19일 당선 직후 첫 각오를 밝히고, 2013년 2월25일 취임식 관련 행사를 가졌던 광화문광장은 연인원 800만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의 장으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진 이후 “피눈물이 난다”,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다”는 말로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18일 공개된 헌재 제출 답변서에서 드러난 인식은 여전히 국민 눈높이와 상당한 괴리감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 측은 답변서에서 탄핵소추 절차에 흠결이 있다고 주장한 것은 물론 탄핵 사유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몰랐다, 사실이더라도 탄핵될 만큼 중대한 법 위반은 없다는 식으로 회피했다. 헌재 심판과 특검 수사를 앞두고 법적 방어 차원으로 해석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본질과 이에 분노한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불행은 국민과 대한민국의 불행이기도 하다. 더 늦기 전에 더 큰 불행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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