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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톡톡] 돈나푸가타,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시칠리아 최고의 와이너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최고로 평가 받을 수 와인의 필수조건 중 하나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와인이다.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안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친근감이 느껴지는 와인이라면 가격과 상관없이 최고의 와인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시칠리아 최고의 와이너리로 평가받고 있는 ‘돈나푸가타(Donnafugata)’는 바로 이런 필수 조건을 갖춘 곳이다. 1851년부터 시칠리아에서 160년 이상 와인을 양조해 온 랄로 패밀리(Rallo family)가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돈나푸가타는 ‘피난처의 여인’이란 뜻을 지닌다. 19세기 나폴리의 왕이었던 페르디난도(Ferdinando) 4세의 아내이자 마리아 앙뚜아네트의 언니인 마리아 카롤리나(Maria Carolina)에서 유래한다. 

[사진=돈나푸가타(Donnafugata) 와이너리 ]


‘낭만주의의 상징’이었던 마리아 카롤리나는 ‘이성주의의 상징’인 나폴레옹의 군대를 피해 시칠리아로 피난을 왔다. 당시 그녀가 머물던 건물이 오늘날 돈나푸가타 와이너리가 됐다. 돈나푸가타의 로고로 사용되고 있는 여자의 모습 역시 마리아 카롤리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모습은 피난가는 여인의 도망치는 모습을 상징한 것이다.

돈나푸가타의 와인들 역시 다양한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다. 이 곳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 ‘탄크레디(Tancredi)’는 이태리의 국민작가 쥬세페 토마시(Giuseppe Tomasi)의 소설이자 1963년 깐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레오파드(Leopard)의 주인공 이름이다.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토착품종인 ‘네로 다볼라’와 대표적인 레드와인 품종인 ‘카버네 소비뇽’이 블렌딩돼 세련된 와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사진=돈나푸가타 밀레 에 우나 노떼(Mille e Una Notte) ]

이 곳의 최고가 레드와인 ‘밀레 에 우나 노떼(Mille e Una Notte)’는 ‘천 하루의 밤(Thousand and one nights)’이란 뜻의 이태리어로 아라비안나이트 중에서 천일야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일야화는 매일 밤 처녀와 잠자리를 하고 날이 밝으면 그 처녀를 죽이던 폭군 샤리아 왕에게 시집을 간 셰라자데의 이야기다.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왕에게 밤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해 그 이야기가 천 하루동안 이어지며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와인 역시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며 연인이나 부부를 위한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역의 전통적인 품종인 ‘네로 다볼라’ 외에 같은 포도밭에 수 백년 이상 존재해온 토착 포도들이 함께 블렌딩돼 개성이 강하고 깊이 있는 지중해를 표현하고 있다. 레드 체리와 감초를 연상하게 하는 풍미와 오크통에서 완벽하게 숙성시킨 덕에 매우 매력적이며 복합적인 맛을 나타낸다. 24개월 동안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며, 병입 후 최소 1년은 더 숙성시킨다.

이 밖에도 돈나푸가타는 끊임없이 부는 바람으로 유명한 와인산지 판텔레리아 섬의 기후를 따 ‘바람의 아들’이란 뜻의 아랍어로 이름 지어진 이태리 최고의 스위트 와인 ‘벤 리에(Ben Rye)’, 쥬세페 토마시의 소설에 나오는 매력적인 바다의 요정(사이렌)의 이름을 딴 지비보 100%의 화이트 와인 ‘리게아 (Lighea)’, 이태리의 유명한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Orlando Furioso)의 여인 안젤리카(Angelica)가 레이블에 그려진 레드 와인 ‘앙겔리 (Angheli)’ 등 총 11종의 와인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돈나푸가타 탄크레디는 쥬세페 토마시의 소설이자 루키노 비스콘티의 명작 레오파드 (Leopard)의 남자 주인공 이름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레오파드에서는 유명한 프랑스 영화 배우 알랑 들롱이 탄크레디를 연기했다. 대표적인 레드와인 품종인 ‘카버네 소비뇽’과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토착품종인 ‘네로 다볼라’, 토착품종 ‘타낫’이 블랜딩돼 세련된 와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카버네 소비뇽이 민트의 흔적을 더해주며 와인의 향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달콤한 바탕 위로 감초, 카카오, 체리의 향을 느낄 수 있다. 균형 잡힌 풍미가 가득하며 긴 여운이 아름다운 와인이다. 젖산발효를 거쳐 14개월 간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된 후, 병입해 최소 6개월 이상 더 숙성시킨 후 출시된다.


[사진=돈나푸가타 앙겔리 (Angheli) ]

돈나푸가타 앙겔리는 이태리의 유명한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Orlando Furioso)의 여인 안젤리카(Angelica)에서 가져왔다. 1997년 처음 만들어진 이 와인은 시칠리아의 현대적인 와인메이킹을 대표할 만한 와인이다. 정열적인 햇빛을 받아 자란 포도의 과일 향이 매력적인 이 와인은 특히 한국의 파인 다이닝에서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루비 색상과 밝은 보라색을 띠고 있으며 라즈베리, 빌베리와 같은 잘 익은 붉은 과일에서 나는 풍부한 아로마와 감초와 같은 향을 낸다. 12개월 동안 프랑스산 새 오크 통에서 숙성되며, 병입 후 4개월 정도의 안정화 과정을 거쳐 출시된다.


[사진=돈나푸가타 셰라자데 (Sherazade) ]

셰라자데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주인공이자 현명한 지혜로 왕에게 천일 동안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왕비의 이름이다. 이국적인 와인 라벨의 스타일은, 이 와인이 잊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와인임을 상징한다. 2006년 빈티지로 처음 탄생한 돈나푸가타 셰라자데는 시칠리아 토착 품종인 네로 다볼라로 만들어진다. 진한 매력적인 루비 칼라와 더불어, 스파이시한 향과 체리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또한 입안에 꽉 차는 듯한 튼튼한 구조가 느껴지는 와인이다. 토마토 소스나 아시아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이 와인은 약 탱크와 병에서 각각 2개월, 3개월씩 숙성된 후 유통된다.

[사진=돈나푸가타 세다라 (Sedara) ]

세다라는 쥬세페 토마시의 소설이자, 루키노 비스콘티의 명작 레오파드(Leopard) 의 여주인공 안젤리카의 성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레오파드에서는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연기했다. 와인 라벨은 돈나푸가타 와이너리의 셀러의 모습이다. 돈나푸가타 세다라는 레오파드의 안젤리카 세다라처럼 균형잡히고 부드러운 성격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첫 향부터 코를 휘감아 도는 듯한 강한 과실 향을 특징으로 하며 담배, 미네랄의 향도 함께 느껴진다. 입에 머금으면 붉은 과실, 특히 블랙 베리, 체리의 매력적인 맛으로 충만하며 강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사진=돈나푸가타 라 푸가 (La Fuga) ]

소설과 전설에서 빌어온 다른 돈나푸가타 와인 이름들과 달리, 라 푸가는 순수히 가브리엘라 랄로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인물이다. 바람에 날리는 여성의 머리카락은 도망치는 여인, 즉 돈나푸가타를 상징한다. 라 푸가에 사용된 샤도네이 품종은 콘테사 엔텔리나(Contessa Entellina) 언덕에서 수년 간 성장했다. 푸른 사과와 빵 껍질처럼 강렬하면서도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으며 드라이하면서도 부드럽고 신선함이 조화를 이루며 우아한 느낌의 훌륭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진=돈나푸가타 리게아 (Lighea) ]

1990년 처음 생산된 리게아는 쥬세페 토마시의 소설에 나오는 매력적인 바다의 요정(사이렌)의 이름이다. 리게아를 만드는 품종인 지비보는 모스카토 달레산드리아(Moscato d’Alessandria)의 다른 이름으로, 향기로운 아카시아 향을 가지고 있다. 이 와인을 통해 매력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포도열매를 부드럽게 압착한 후 철저히 통제된 온도에서 발효과정을 거쳐 출시되기 직전에 병입된다. 복숭아 등의 과일향과 활짝 핀 아카시아 향기가 매력적이며, 시원하고 깔끔한 피니쉬로 모든 해물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사진=돈나푸가타 안띨리아 (Anthilia) ]

안띨리아는 라벨에 표현된 우수에 젖은 여인의 모습처럼 지역의 향수를 지니고 있다. 돈나푸가타가 위치한 엔텔리나 지역의 로마시절 이름이자 한때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통칭해 일컫던 말이기도 하다. 안띨리아는 그 이름처럼, 지역의 토착품종 안소니카와 카타라토를 절반씩 블렌딩해 만든 지역색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향긋한 아로마와 함께 드라이하며, 신선한 느낌이 꽉 들어차 있다. 달콤함 속에 기품 있는 과일의 느낌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안띨리아는 10~12℃로 시원하게 서브하면 마시기에 좋은 식전주로도 이용된다. 파스타, 생선, 앤쵸비, 참치 샐러드, 부드러운 치즈 등과 함께 하면 좋은 와인이다.


[사진=돈나푸가타 루메라 (Lumera) ]

루메라(Lumera)는 시칠리아의 시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으로 사랑 받는 여인을 뜻하며, 그 모습을 표현한 초상화가 라벨에 그려져 있다. 이 여인이 등장하는 시는 기사도적인 사랑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와인의 투명한 로제 색과 풍성한 꽃향이 이를 잘 표현한다. 시칠리아 섬의 남서쪽 콘테사 엔텔리나(Contessa Entellina) 빈야드에서 재배된 포도로 생산하는 이 와인은 신선한 과일향을 유지하기 위해 저온에서 압착한 후 자동 온도 조절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통에서 숙성된다. 라벨의 여인과 같이 맑고 투명한 장미빛에 석류, 건포도, 산딸기와 같은 과실향과 아카시아와 같은 꽃향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상큼한 산도와 부드러움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다. 식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와 함께 점심, 저녁 식사 때도 즐길 수 있는 돈나푸가타의 매혹적인 로제 와인이다.


[사진=돈나푸가타 벤 리에 (Ben Rye) ]

벤 리에는 아랍어로 ‘바람의 아들’을 의미하는데, 이 이름은 끊임없이 부는 바람으로 유명한 판텔레리아 섬 기후를 따서 지어졌다. 1989년 빈티지로 처음 탄생한 벤 리에는 이탈리아 최고의 스위트 와인 중 하나다. 현지에서는 ‘지비보(Zibibbo)’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모스카토 달레산드리아(Moscato d’Alessandria) 포도를 섬의 햇빛과 바람 등 자연에 의해 건조시키는 ‘파시토(Passito)’ 방법으로 만든 와인이다. 멋진 황금색을 띠고 있으며, 입안에서 살구, 대추야자, 말린 무화과 등의 매력적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달콤하면서도 독특하며 긴 여운을 가지고 있어 디저트로 먹기에 훌륭하며, 케이크나 단단하고 스파이시한 치즈 등과도 매우 잘 어울린다.

돈나푸가타 와이너리가 위치한 시칠리아는 이태리 서남단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이다. 다채로운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태리에서도 색다른 면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이다. 지리적으로는 아프리카 대륙에 가까워 요리와 언어 면에 아프리카 북부 아랍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기도 하다.

영화 ‘뉴 시네마 파라다이스’, ‘그랑 블루’의 촬영지로 인상 깊은 맑고 푸른 지중해 바다와 뜨거운 햇빛, 지중해 기후의 은혜를 받은 시칠리아는 와인 생산량으로 이태리의 에밀리아 로마냐 주와 쌍벽을 이루는 최대 산지로 꼽힌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상 소비 와인을 생산하던 시칠리아는 1980년대 이후부터 지역 생산자들의 지속적인 개혁 노력과 시칠리아 토양과 지형의 다양성에 주목한 유명 메이커들을 통해 고급 와인 생산지로 그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돈나푸가타는 시칠리아의 콘테사 엔텔리나(Contessa Entellina)와 판텔레리아(Pantelleria)에 포도밭을, 마르살라(Marsala)에는 와인 저장고를 두고 있다.

 

▶밀레 에 우나 노떼 (Mille e Una Notte)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IGT

○종류 : Red Wine

○포도품종 : 네로 다볼라 (Nero d’Avola) 90%, 토착 품종 10%

○바디 : Full-Body

○적정 음용온도 : 17~19 ℃



▶탄크레디 (Tancredi)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IGT

○종류 : Red Wine

○포도품종 : 카버네 소비뇽(C/S), 네로 다볼라(Nero d’Avola), 타낫(Tannat)

○바디 : Full-Body

○적정 음용온도 : 17~19℃



▶앙겔리 (Angheli)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Red Wine

○포도품종 : 멀롯(Merlot) 60%, 카버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40%

○바디 : Medium to Full-Body

○적정 음용온도 : 17~19℃



▶셰라자데 (Sherazade)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Red Wine

○포도품종 : 네로 다볼라 (Nero d’Avola) 100%

○바디 : Medium-Body

○적정 음용온도 : 17~19℃



▶세다라 (Sedara)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Red Wine

○포도품종 : 네로 다볼라 (Nero d’Avola) 100%

○바디 : Medium-Body

○적정 음용온도 : 17~19℃



▶라 푸가 (La Fuga)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White Wine

○포도품종 : 샤도네이 (Chardonnay) 100%

○바디 : Medium-Body

○적정 음용온도 : 10 ~ 12℃



▶리게아 (Lighea)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White Wine

○포도품종 : 지비보(Zibibbo) 100%

○바디 : Light-Body

○적정 음용온도 : 9 ~ 11℃



안띨리아 (Anthilia)

○원산지 : 시칠리아(Sicil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White Wine

○포도품종 : 안소니카(Ansonica) 50%, 카타라토(Catarratto) 50%

○바디 : Light-Body

○적정 음용온도 : 9~11℃



▶루메라 (Lumera)

○원산지: 시칠리아 (Sicil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Rose Wine

○포도품종 : 시라(Syrah), 네로 다볼라(Nero d’Avola), 피노 네로(Pinot Nero), 타낫(Tannat)

○바디 : Medium-Body

○적정 음용온도 : 10~12℃



▶벤 리에 (Ben Rye)

○원산지 : 판텔레리아 섬(Pantelleria), 이태리

○등급 : DOC

○종류 : Naturally Sweet White Wine

○포도품종 : 지비보 (Zibibbo)

○바디 : Full-Body

○적정 음용온도 : 7~9℃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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