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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상무장관에 트럼프 공약 설계자 억만장자 윌버 로스…‘로열티’로 유턴하는 내각인선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상무장관 후보로 억만장자 투자자 윌버 로스(78)를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의 기용은 트럼프 당선인이 경제부처 인선에 ‘로열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는 특히 법인세 감면과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강하게 밀어부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내각 다양성은 생색내기…핵심요직은 ‘로열티’=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내각 조각작업에 정통한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차기 상무장관에 로스가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스는 이미 지난 20일 뉴저지 주(州)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만나 ‘인사 면접’을 본 상태다.

로스는 이번 대선 때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자문역을 맡아 수백만 달러의 선거자금 모금에 앞장섰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인물이다. 게다가 재무장관에는 트럼프 캠프의 재정담당 책임자를 지냈던 스티븐 너친 듄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유력시되고 있다.

FT는 이와 관련 로스의 임명은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인선의 잣대가 다시 ‘로열티’로 넘어가는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주유엔 미국대사 내정, 벳치 디보스의 교육장관 임명이 ‘내각 다양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상무와 재무 등 경제관련 부처의 인선에선 자신에 대한 충성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내각 다양성의 인선으로 꼽히는 주유엔 미국대사, 교육장관, 주택도시개발 장관은 사실 워싱턴 정가에서 별다른 영향력이 없는 자리다. 교육과 도시개발은 대부분 주정부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다양성이 사실상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피즘 강공 선회 신호탄 되나= 특히 전문가들은 로스의 상무장관 기용은 트럼프 당선인이 보호무역 등 트럼피즘의 강공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FT에 따르면 로스는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해외에서 얻은 수익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세금 감면을 비롯해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보호무역,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지 등을 설계한 것도 로스다.

로스는 지난달 FT와의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는 재정정책에 주안점을 둘 것이다”면서 “세금감면으로 소득을 30% 가까이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로스가 시장자유주의 옹호자라는 점에서 외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부과, 무역장별 설치 등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로스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직후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ㆍ중간) 무역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기간 중 예고한 ‘트럼프 관세’ 등 강공책은 추후 중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협상 전략’에 가깝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 바 있다. 로스는 다만 모든 무역협정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재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금융그룹 로스차일드 회장 출신인 로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투자펀드 ‘WL 로스 & 컴퍼니’를 운영하는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자로, 철강ㆍ석탄ㆍ통신ㆍ섬유업체 등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되팔아 수익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 사냥꾼’, ‘기업 구조조정의 대가’, ‘파산의 왕’(king of bankruptcy)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로스는 특히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자문 및 중재역을 맡았고, 위기극복 후 한국 정부로부터 표창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한라그룹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도 관여했으며, 한국산업은행 채권 헐값 인수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플로리다 주(州)의 뱅크유나이트를 비롯한 몇몇 파산한 은행과 유럽의 은행들을 인수해 수익을 올렸으며, 이에 앞서 미국의 주요 철강업체인 클리블랜드의 LTV 코퍼레이션, 펜실베이니아의 베들레헴 철강을 인수해 미탈 그룹에 되팔기도 했다.

철강 산업에 정통한 로스는 뉴저지 주 위하큰 출신으로, 포브스 집계로 2014년 당시 재산이 29억 달러(약 3조4000억원)였다. 현재 미국 내 ‘재팬소사이어티’(Japan Society)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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