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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액 냄새 성분 ‘스퍼미딘’, 수명 연장ㆍ심혈관 건강에 도움된다
-유럽ㆍ미 연구진, 쥐 실험 통해 확인

-스퍼미딘이 자가포식 기능 높였기 때문

-맥아에서 추출한 스퍼미딘으로 인체 대상 임상시험 진행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정액 냄새의 주성분인 ‘스퍼미딘’이 수명 연장과 심혈관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확인됐다.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은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유럽 각국과 미국 과학자 60여명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이런 연구결과를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발표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사진설명=관련 이미지.]

스퍼미딘은 동물 정액과 밤꽃 등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의 주성분인 천연 화합물이다. 질 속의 산성을 중화시켜 정자 생존을 돕는 역할을 한다.

기존 연구들에선 스퍼미딘 섭취가 초파리, 효모, 회충 같은 단순 유기체의 생명을 연장해 주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엔 더 복잡한 고등동물인 쥐를 대상으로 한 그룹엔 스퍼미딘을 탄 물을 먹이고 다른 그룹엔 일반 물을 먹여 관찰했다.

그 결과 스퍼미딘을 섭취한 그룹이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스퍼미딘을 쥐들의 나이로 중년 이후부터 먹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또 스퍼미딘 복용 쥐들은 심장 기능이 더 좋았고 혈압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됐다. 소금을 많이 먹여 고혈압을 유도한 경우에도 스퍼미딘 그룹의 혈압이 낮았다.

연구팀은 스퍼미딘이 쥐의 심장비대를 줄이고 심장확대 기능과 근육세포 탄력성을 높이는 등 심장보호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런 효과는 스퍼미딘이 심장세포의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기능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오토파지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일본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가 찾아낸 것으로 손상ㆍ퇴화해 필요 없어진 세포 내 물질들을 분해해 필요한 것을 만드는 일종의 재활용 메커니즘이다.

연구팀은 쥐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실험했다. 오토파지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전자를 훼손한 쥐에게 스퍼미딘을 먹였더니 수명 연장 및 심혈관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오토파지가 스퍼미딘 효과의 발현 과정과 관련돼 있음을 시사한다.

스퍼미딘이 인간에게도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한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이번 연구논문 교신저자인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 분자생명과학연구소 프랑크 마데오 교수는 실험에서 나온 증거는 아니지만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약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혈압을 측정한 결과 스퍼미딘이 많이 든 식품을 먹은 사람들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혈압도 안정적이었다고 했다.

스퍼미딘은 버섯류, 곡물 배아, 콩, 풋고추 등에 많다. 잘 숙성된 치즈 등 단백질 함유 식품 발효과정에서도 생성된다.

마데오 교수는 “적절한 농도의 스퍼미딘을 먹인 동물실험들에선 부작용 사례가 아직 없었지만 뭐든지 과다복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맥아에서 추출한 스퍼미딘을 이용한 인체 대상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며 더 큰 규모의 동물실험도 계획하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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