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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는 것 그 이면엔…토니 베반 첫 개인전
英 국민작가로 꼽히는 구상회화 대가
리안갤러리 서울서 다음달 24일까지




툭툭 불거진 나무가지는 마치 온 몸을 타고 도는 혈관 같다. 앙각으로 바라본 천정골조는 인간 갈비뼈의 형상이다. 혈관에 피가 돌고 맥박이 뛰면 생명이 살아나듯 광활한 캔버스 위 간명한 구조물엔 생명력과 긴장감이 넘쳐난다.

영국 작가 토니 베반(Tony Bevanㆍ65)의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의 한국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독보적 활동을 이어가는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들을 주로 소개하는 리안갤러리를 통해서다. 
토니 베반은 현상의 이면에 집중해 왔다. 특유의 붉은색(옥스블러드ㆍox-blood)이 강렬한 나무. Tony Bevan, Untitled (Tree number 5), 2012, Acrylic and charcoal on canvas, 167.6x247.7cm. [사진제공=리안갤러리]

토니 베반은 구상미술화가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에서는 국민작가로 꼽힐정도로 유명하다. 영국 대영미술관, 테이트 미술관, 왕립미술원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현대미술관 등 세계적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는 등, 영국내 중진작가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뿐만아니라 2007년 영국왕립미술원 회원으로 선정되는 등 현대 구상회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16 런던 프리즈 아트페어 거장전에 개인부스를 여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구조물’(Structure)과 ‘자화상’(Self-portrait), ‘나무’(Tree) 시리즈 15점을 선보인다. 소재는 다르지만 사실 일맥상통한다는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모든 작품은 각기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다”고 소개했다.

그의 작품은 상당히 간명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친다. 단순한 선, 거친 붓질, 강렬한 색상은 만화적 느낌도 준다. 자화상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자신의 얼굴에서 몇가지 특징만을 잡아 선으로 단순화시켜 그렸다. 얼굴과 목의 거친 선은 피부아래 감춰진 근육과 동맥의 구조도 같다. 특히 ‘옥스 블러드’(ox-blood)라 부르는 특유의 붉은 색이 강렬함을 더한다.

작가는 18세기 조각가 프란츠 자비에 메세추미츠(Franz Xaver Messerschmidt)의 작품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그러진 표정의 두상에서 현상의 이면을 본 것이다. 이후 베반은 형태를 선으로 단순화시켜 이미지를 해체하고, 특정 감정 또는 순간적인 마음의 상태를 초월하는 형식을 구사한다. 구상회화라기엔 상당히 추상적인 그의 회화는 오히려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2007년부터는 나무가 작품 소재로 등장한다. 당시 중국에서 만난 옹이진 향나무가 무척이나 독특해 인상 깊었단다. 그는 “어떤 나무냐보다 나무의 꺾이고 뭉치고 다시 뻗어나가는 형태가 독특했다”고 말했다. 역시나 그의 나무는 뒤엉킨 혈관같다.

전시는 12월 24일까지는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내년 1월 12일부터 2월말까지는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선보인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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