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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고밀도 연기 매력‘2인극’공연 대세로
하반기에도 ‘2인극’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올 한해 배우 2명으로만 작품을 꾸린 2인극이 이미 수십 편 무대에 오르며 공연계에서 그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공연계에서는 스타를 내세운 대형 라이선스 작품을 앞다투어 준비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작고 소박하지만 알찬 에너지를 눌러 담은 2인극이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이달에 공연하는 2인극으로 연기파 배우 조재현과 신예 옥자연, 채수빈이 번갈아 합을 맞추는 연극 ‘블랙버드’,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연희단거리패가 명계남과 김소희를 중심으로 준비한 ‘황혼’이 있다. 괴짜 교수를 연기하는 이호성, 송영창, 안석환과 젊은 피아니스트 역의 김재범, 박정복, 이현욱, 강영석이 꾸미는 음악극 ‘올드위키드송’, 정영숙과 하성광 주연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캐나다 작가 모리스 패니치의 ‘고모를 찾습니다’ 역시 2인극이다.


뮤지컬에서도 배우 둘이 찰떡같은 호흡을 선보인다. 같은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을 만들며, 마니아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두 작품이 돌아온다. 먼저 오는 13일 개막하는 ‘구텐버그’는 배우 2명이 20개가 넘는 배역을 소화하며 순발력과 재치를 뽐낸다. 또 내달 6일 막을 올리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역시 두 배우의 흡입력 높은 연기로 100분간 객석을 쥐락펴락한다.

2인극이 공연계 대세가 된다는 사실을 일찍이 알아본 축제가 있는데, 올해 16주년을 맞이한 ‘2인극 페스티벌’이다. 지난 2000년 첫 단추를 끼운 뒤 순수예술전문축제로 발전을 거듭해 온 행사는 올해부터 세계로 영역을 넓혀 11월 한 달간 다양한 2인극을 선보인다. 그동안 국내 공연단체의 참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행사에서는 그리스, 일본, 중국, 필리핀 4개국 예술단체의 우수작품을 초청해 소개한다.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로 이름을 고친 축제의 태동부터 함께해온 김진만 집행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모노드라마나 다인극과 달리 2인극이 의미 있는 이유는 모든 소통의 출발은 2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혼자가 아닌 둘이 모였을 때 비로소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며, 사건이 생기고 감정도 일어난다는 것. 그렇기에 단 2명을 통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소극장 무대에 오른 배우 둘이 긴밀한 호흡을 나누며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두 사람 사이 팽팽한 기싸움과 미묘한 감정 변화에 눈귀를 기울이다 보면, 객석에 앉아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두 인물이 처한 상황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대극장 공연에서 수많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화려함도 좋지만, 소극장 무대에서 단 둘이 뿜어내는 에너지 역시 빈틈없이 탄탄하다. 공연계의 흐름을 쥐어 잡은 2인극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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