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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헤럴드디자인포럼] “헤럴드디자인포럼은 디자인 몰라도 즐길 수 있는 행사”
- 행사장 이모저모

버스 대절-딸 자리 맡으려는 父情…
쌀쌀해진 날씨에도 끝없는 등록행렬
때아닌 교통체증…수능시험장 방불

첫번째 참가자 성남 이매高 최지현 양
초청 연사-강연 내용 만족도 높아져
국내 디자인 관계자들 ‘만남의 장’도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도 국내외 디자인너들의 축제를 막지는 못했다. IT부터 생활용품, 패션, 건축, 자동차까지 전 산업분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명강의를 듣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몰려들었다.

강원도 춘천에서 버스를 대절해 참가한 대학생들, 미술을 전공하는 딸의 자리를 맡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은 아버지, 현장 학습으로 친구와 함께 경기도 성남에서 온 여고생들…. 이들의 디자인 열정은 영하 2도를 밑도는 수은주를 올리기에 충분했다.

올해로 6번째를 맞은 ‘헤럴드디자인포럼 2016’(이하 디자인포럼)이 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참가자들 사이에선 설레임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최고경영자(CEO), 디자인 거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헤럴드디자인포럼2016’에 일반인 참가자들이 연사들의 강연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엔 1000여명이 운집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그랜드볼룸 앞마당 회전교차로에는 속속 도착하는 참석자들의 차량으로 때 아닌 교통체증이 일어났다. 그랜드하얏트서울 관계자는 “이른 시간부터 이렇게 차들이 몰려오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연신 수신호를 했다. 참가자들은 마치 대입 수학능력시험 수험장을 연상시키듯 꽁꽁 싸맨 옷차림으로 혹시나 늦을 새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본격적인 입장이 시작되는 오전 8시10분. 육중한 그랜드볼룸의 문을 열고 들어온 첫번째 참가자는 경기도 성남에서 온 여고생 최지현(이매고등학교ㆍ17) 양이다. 최지현 양은 “계속 오고 싶었던 행사인데 그동안 참가하지 못했다가 이제서야 오게 됐다”면서 “디자인학원을 같이 다니는 친구와 함께 왔다. 얀시 스트리클러의 강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연 시작 30분 전부터 행사장 앞 로비에는 디자인포럼 참가등록을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참가자들은 기다리는 동안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디자인 거장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았다. 포토월에는 평소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사진 옆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국내 대기업 임원으로 개인적으로 참석한 정창화 씨는 “디자인은 잘 모르지만 딸이 미술을 전공하고 있어서 매년 참석하고 있다”면서 “딸이 오후에 오기로 해서 딸 자리를 맡기 위해 일찍 왔다”고 말했다. 정 씨는 “헤럴드디자인포럼은 디자인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행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도 ‘사일런트 옥션’이 진행됐다. 생활용품브랜드 ‘알레시’ CEO 알베르토 알레시와 전자제품 ‘워크맨’(소니) 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가 각각 디자인한 의자와 주전자를 내놨다.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사람들이 이들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영광을 안았다.

디자인포럼은 국내 디자인업계 관계자들의 ‘만남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반가움에 짧은 비명을 지르는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다.

한 업체에서는 디자인팀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직원들도 대거 참석해 ‘송년회’ 분위기를 연출했다. 디자이너 이승준(24) 씨는 “평소 헤럴드디자인포럼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고 올해 행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이곳은 패션 컨퍼런스가 많이 열리는 곳으로 장소와 포럼 모두 친숙하다”고 말했다.

헤럴드디자인포럼은 ‘학생 참가자’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앞자리는 학생들의 차지였다. 학교 수업시간에는 앞자리에 앉기 싫지만 디자인포럼만큼은 반드시 앞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열정이 돋보였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대학교에서는 학과생 30여명이 버스를 대절해서 참석했다. 강원대에서 온 안예선(23ㆍ여) 씨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디자인 행사가 많지 않다”면서 “특히 산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 위한 ‘컨버전스’라는 주제가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디자인포럼에 초청되는 연사들과 그들의 강연 내용은 해를 거듭할수록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김수현(32ㆍ여) 씨는 지난해 이어 두번째 참석했는데 규모는 더 커지고 퀄리티(질)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고, 디자이너 정준하(37) 씨는 “디자이너로서 컨버전스를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왔다. 연사들이 발표 자료로 컨버전스를 직접 보여주니 나도 한번 구현하고 싶은 영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진성ㆍ김성우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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