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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내장 'A to Z' ①] 내 나이 마흔인데…눈앞이 왜이래?
-당뇨 합병증·디지털기기 이용증가로 40대 백내장 발병 증가…지나친 자외선 노출도 ‘毒’ 생활습관 개선 도움


30년 이상 공직에 있다 퇴직한 이모(66)씨는 누구보다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시력도 돋보기를 사용하는것 말고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먼 거리도 자꾸 어른거려서 안과를 찾았다. 백내장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조만간 수술 일정을 잡을까 생각 중이다.

백내장 수술은 제왕절개수술, 치핵수술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3대 수술 중 1위로 꼽힌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 입원 질환 1위(19만2252명)가 백내장이며, 매년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은 흔히 간단한 수술로 알고 있지만, 난시, 안압상승 등의 다른 안질환을 유발하거나,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심하면 실명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까지 불러올 수 있다. 



▶성인병 합병증으로 젊은충에도 백내장 발병 많아=백내장은 눈을 카메라라고 했을 때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투명한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뿌옇게 되고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백내장의 수술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서구화된 습관과 기타 질병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구화된 생활패턴으로 당뇨 등의 성인병이 증가함에 따라 그 합병증으로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발병하고 있다.

또 성인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 대사 이상으로 백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부 활동 증가로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컴퓨터의 등 디지털 모니터 기계의 사용이 증가하며 눈을 혹사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백내장은 발병하면 통증과 같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적으로 안개가 낀 것처럼 눈앞이 흐릿하게 보이며 시력이 감소하게 된다. 대부분의 백내장은 노화에 의해 생기며, 나이가 들면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조금씩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김병엽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장은 “백내장 초기에는 한쪽 눈의 시력이 먼저 저하되기 때문에 시력 저하를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며 “비교적 젊은 40세부터도 갑자기 눈이 침침해진 느낌이 들거나 시야가 뿌옇고 답답한 느낌, 안경이나 돋보기를 껴도 잘 보이지 않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의 A부터 Z까지=백내장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을 사용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나 시력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수정체 혼탁을 없애 맑은 시야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혼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50세 이상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백내장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혼탁이 생긴 위치나 정도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시력 저하나 진행 정도에 따라 각자에게 맞는 시기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백내장수술은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주로 안경을 써도 시력이 0.5 이하이거나 일상생활 및 직장생활에 무리가 오면 수술을 받게 되며, 교정 시력이 0.3 이하는 병원에서 수술을 권하게 된다.

예를 들면 나안시력 0.9, 교정시력 1.0인 50세 고속버스 기사가 수정체 중심에 백내장이 있어 강한 빛에서는 순간적으로 심한 시력감소를 나타나면 바로 수술을 권유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상태의 백내장이라도 75세로 특별한 직업이 없는 경우에는 서두르지 않고 상태를 관찰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너무 늦은 나이에 수술을 받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은 국소 마취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하지만, 노화로 인한 전신질환이나 치매 환자는 전신 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의 심리적 신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수술 시기를 마냥 늦추는 것 보다는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일상활동이 원활할 때 미리 수술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외선 차단으로 백내장 발병 늦출 수 있어=노년성 백내장은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 의한 것인 만큼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자외선을 차단하는 생활습관이 백내장을 늦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 UVB로 나뉘는데, UVB는 각막으로 흡수돼 각막염의 원인이 되고, UVA는 수정체로 흡수돼 백내장을 유발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 렌즈를 구입할 때 UVB, UVA 모두 차단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40대부터는 안과전문병원을 찾아 최소 1년에 한번 정도 안과검진을 받고, 자외선 노출, 술, 담배, 스트레스, 눈을 혹사하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박종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자외선과 안구내 염증 등이 백내장의 진행을 악화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에 평소 자외선을 차단하고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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