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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담화문 시민반응] “본인 책임인데 왜 남탓”…시민들 ‘싸늘’
“최순실 관련 檢조사받겠다” 입장 밝혔지만…

“핵심없다” “미흡하다” 대부분…‘퇴진론’ 여전

시민단체들도 “사과 진정성 느껴지지 않는다”


[헤럴드경제=원호연ㆍ신동윤ㆍ유오상 기자]지난 3일 전격 구속된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0ㆍ여ㆍ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직접 사과했다. 지난달 25일 1차 사과 이후 정확히 10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사과 내내 울먹였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대부분 시민은 “속시원하지 않다”, “답답하다”, “핵심이 없어 미흡하다”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도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직장인 임성근(31) 씨는 “책임 총리를 지명했다고 해도,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어떻게 믿겠냐”며 “박 대통령이 하야한 후 검찰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ID ‘도둑…’도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안되겠다.(퇴진 촉구 촛불집회에)한 두 번 정도 가려고 했는데 시간 날 때마다 광화문 가겠다”고 적었다.

특히 이번 사태를 본인이 아닌 남 탓으로 돌리는 대통령의 태도가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직장인 진모(29) 씨는 “대통령도 검찰 수사를 핑계 삼아 속시원한 해명 못한다고 해서 답답하다”며 “본인이 먼저 나서 책임지겠다고 왜 말 못하나. 마치 다른 사람한테 (책임이)있는 것처럼 또 남 탓하는 거 보기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직장인 이모(27) 씨도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고 안보, 경제 위기를 강조했는데 이 사태를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최악의 사과문이다”고 했다. 직장인 장모(28)씨도 “쉽게 말하면 ‘다 내 잘못인데, 뭘 잘못했는 지는 모르겠고 대통령은 계속할래’로 요약된다”며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고 대통령 동정론을 들고 나왔다. 정말 무능하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김신각(34) 씨도 “여전히 개인의 범죄 행위로 축소하고 본인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세가 참으로 속보인다”며 “(국민들의)퇴진 운동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과에 대해 중요한 핵심은 빠진 채 감성적인 내용에만 치우쳤다는 지적도 있었다. 직장인 공혜정(25ㆍ여) 씨는 “연설문 전체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감정으로 호소하는 사과뿐이었다”며 “실제 사실에 대한 문제점을 어떻게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갈 지 여부 등의 핵심은 다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주부 오혜경(56ㆍ여) 씨는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한다’는 말엔 공감이 갔다”며 “엄정한 검찰 수사에 대통령으로서 적극 협조한다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도 대부분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수사 핑계로 자백도 거부하고 또 다시일방적인 담화를 했다”며 “국민들 더욱 분노하게 하는 변명말고 즉각적 퇴진과 전면적인 수사를 받는 게 최선이고,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라고 지적했다.

유애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사법팀 간사도 “우리는 이전부터 특별법 제정을 통한 특검 수사를 강조해 왔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검찰 특별수사본부라는 조치는 현재 사안을 보면 미흡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현 상황에서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고 본인의 책임 등 잘못된 부분 인정했다”며 다소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관련 수사가 진행중인 데다 의혹 있는 부분이 많으므로 구체적으로 다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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