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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당선땐 金 1500弗 찍는다…뭉칫돈 金으로 金으로
금값 1308弗…4주만에 최고치

‘미국판 브렉시트’ 우려에 증시 이탈

S&P 500·MSCI 지수 일제 하락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상승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판 브렉시트’ 우려에 투자자들은 서둘러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金)에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4주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일각에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금값이 온스당 최대 1500 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베스포크 투자그룹에 따르면 과거 22차례 미국 대선을 5일 앞둔 시점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대선을 앞두고 주가가 떨어진 건 올해가 처음이다. 실제 지난 22차례 대선에서 S&P 500 지수는 대선 5일을 앞둔 시점에서 평균 1.9% 상승했지만, 올해의 경우 월요일 이후 1.8% 하락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증시는 지난 3개월 간 3.2%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으로 ‘트럼프 리스크’를 꼽았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의 승률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스캔들’ 재수사로 크게 떨어지면서 미국판 ‘브렉시트’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브린마(Bryn Mawr) 트러스트의 어니 세실리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대선판세가 당분간 세계 증시의 등락을 결정할 것”이라며 “정치의 불안정성이 시장 불안으로 확산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가 초박빙으로 나오면서 시장불안이 심해지고 있는데, 시장에선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점치지 못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세계 주가지수는 뉴욕증시를 주도로 0.37% 떨어졌다. 뉴욕 시장불안정성의 척도가 되는 CBOE 변동지수는 14% 폭등해 22.01에 마감했다. 지난 6월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트럼프 리스크’는 금(金)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HSBC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금값이 온스당 1500 달러 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웨인 고든 UBS그룹의 AG 자산운용 담당 이사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금값이 온스당 1400 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FBI가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발표하면서 금값은 지난 5일 사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2일 금값은 온스당 1308.02 달러로 상승해 4주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랜드골드 리소스의 마크 비스트로 최고경영자(CEO)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인상과 대선이 금값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928년 이래 대통령 22명의 취임 전후를 비교한 결과, 같은 정당이 재집권했을 때보다 정권이 바뀌었을 때 금값이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옐런 의장이 2018년 2월 3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CMC마켓의 마가렛 양 애널리스트는 “예상대로 힐러리가 승리하면 증시는 작은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시장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S&P 500지수가 최대 3%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힐러리는 그동안 처방약 가격 규제를 공약해왔기 때문에 제약시장에서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점쳤다. 바이오기술, 화석에너지 시장의 주가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S&P 500지수는 5.3% 가량 폭락하고 엔화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자동차, 서비스, 소비재 시장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대신 민간 보험업체와 화석연료 시장을 주도하는 원자재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대비 1.3bp(1bp=0.01%) 상승한 1.811%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6bp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트럼프의 세금 인하 정책이 국채 수익률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민주당 하원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 있다”라며 시장이 정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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