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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고법 “브렉시트 의회 승인없이 못한다”…다시 불안감
영국 고등법원이 정부가 의회 승인없이 브렉시트 협상 절차를 개시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존 토머스 잉글랜드ㆍ웨일스 수석판사를 재판장으로 하는 고등법원 재판부는 3일(현지시간) “정부는 ‘왕실 특권’(royal prerogative) 아래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 측에 탈퇴 의사를) 통보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브렉시트 협상 개시 시점이 불확실해지거나,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을 열어준 판결인 만큼 파장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판결로 기업들이 불확실성 가중으로 고심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했다. 영국에 몇몇 자회사를 두고 있는 BMW AG의 한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는, 모든 것이 불명확하다”면서 “법원 판단이 브렉시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바꾸게 할 지 어떨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미 대선 불확실성과 맞물려 전날보다 0.80% 내린 6,790.51로 거래를 마쳤다.

FTSE100 지수는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수혜를 볼 수출 기업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오히려 고공행진해 왔다. 이날 법원 판결에 따라 파운드화는 1.22% 급등해 3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증시와 흐름을 맞바꿨다.

브리티시 에어라인과 같이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 약화가 호재인 기업은 주가가 뛰어 올랐다.

기업들은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러한 상황 변화에 대비해야 할 지 알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로펌 클리포드 챈스의 사이먼 글리슨 파트너는 “이는 1라운드일뿐”이라면서 “불확실성은 연장되고 기업들의 계획과 투자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은 대법원의 판단에 달렸다. CNN머니에 따르면 대법원은 오는 12월 초에는 심리에 착수해 1월 초까지는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고법의 판단을 뒤집으면 테리사 메이 총리는 계획했던 3월말 이전을 포함해 언제든 원하는 때에 EU와의 공식 협상에 착수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 또한 고법과 같은 판결을 내릴 경우 브렉시트 협상 개시 시점이 불투명해지는 것은 물론 EU 탈퇴 결정 자체를 의회가 뒤집어 버릴 가능성도 열린다.

전문가들은 국민투표에 따른 결정인 만큼 의회가 EU 잔류를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기업들은 불안감을 떨쳐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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