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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딸 특혜의혹]‘부정입학’은 외면…감사 칼끝은 ‘학사관리’만?
-교수協, “재단 특조위, 정유라 씨 입시 부정 외면” 의혹 제기

-교육부, 지난달 31일부터 특별감사…‘부정 입학 의혹’ 규명 여부 관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비선 실세’ 최순실(60ㆍ여ㆍ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감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감사의 칼 끝이 ‘부정 입학’ 부문은 외면한 채 ‘학사 관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화학당’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하기 1주일 전인 지난달 24일부터 법인은 자체 특별진상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꾸려 정 씨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화여대 감사실장인 오종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으로 총 3명의 교수가 특조위원으로 구성됐다. 

[사진=지난달 31일부터 이화여대 ECC에 설치된 교육부 특별감사실의 모습.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하지만 활동 초기부터 이화여대 구성원들 사이에선 특조위 활동의 실효성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법인측에 교수협과 법인이 추천하는 인사가 절반씩 참가하는 공동 특조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를 법인측에서 거부한 뒤 곧장 현 감사실장을 중심으로 하는 특조위를 구성했다”며 “지난달 17일 학교측은 정 씨의 학사관리 부문엔 부당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일부 시인했지만 입학 비리 부문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부정만 했고, 이런 학교측의 입장이 특조위 활동에도 어느정도 반영된 채 운영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법인측에서 일방적으로 구성한 특조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구성원들이 얼마나 신뢰할 지 미지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화여대는 지난달 17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서 정 씨의 입학 특혜에 대해 강력 부인한 바 있다. 다만, 정씨가 제출한 리포트 등 증빙을 갖추지 못한 점, 출석 대체 인정 서류가 부실하게 관리된 점 등 학사 관리에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일부 시인한 뒤 자체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수협 측 주장에 대한 반론을 듣기 위해 오 교수 측에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대학가 안팎에선 이화여대가 정씨에게 면접 점수를 몰아줘 당락이 뒤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씨가 서류 평가에선 합격권 밖이었지만 “금메달 가져온 사람 뽑아라”는 지시에 의해 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아 합격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교육부의 이화여대 특별감사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이번 감사를 통해 조사하겠다고 밝힌 사항은 ▷체육 특기자 전반에 대한 입시관리 실태 ▷체육특기자 출석 및 성적 관리의 구조적 부실 여부다. 이번 감사를 통해 교육부가 입시문제를 제대로 건드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특별조사 실시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교육부는 “정 씨의 결석대체 인정자료가 부실하고 아무런 제출자료 없이 성적을 부여한 사례가 확인되는 등 이대의 부실한 학사관리 실태가 확인됐다. 다른 체육특기자들도 결석대체와 성적부여를 부실하게 운영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작 입학 특혜 의혹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씨의 부정 입학 의혹은 지난 9월말 국정감사 때부터 불거졌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가 없어 교육부가 현장 특별감사에서도 정 씨와 관련된 ‘입학 특혜’ 문제보다는 ‘학사관리’ 부분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른 대학의 입학담당자는 “부정입학 의혹의 경우 점수와 순위를 공개하면 간단한 일”이라며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조사도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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