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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치욕…최순실게이트 열리다
최순실 오늘 오후3시 檢 출석
“국민이 부여한 신성한 권한
한 여성에 오염됐다니…”
국민들 분노 넘어 무력감
최씨 망령 빨리 걷어내야


대한민국 국민의 시선이 오후 3시 검찰로 향한다. 대한민국 사람임을 부끄럽게 만들 온갖 소문을 몰고다닌 사람, 심지어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라는 말까지 나돈 사람, 그러면서도 얼굴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 그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검찰에 소환되는 것이다.

▶관련기사 2·3·4·5·10·11·21면

최순실 씨와 관련한 철저한 의혹 규명은 검찰 수사에 달렸지만, 최 씨의 소환까지 국민들은 지울수 없는 생채기를 입었다. 처음엔 분노했지만, 믿기 어려운 많은 소문이 돌다보니 이젠 허탈해졌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국정문란 스캔들을 목격하고 있는 민초(民草)들은 상실감을 넘어 무기력함에 빠질 정도다. 

최 씨는 대통령 연설문을 마음대로 고치고, 정부 인사 내용을 미리 보고받고 인선에 개입했다 .대기업에 수백억원을 모금하고, 부동산 정보와 입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개인 이권을 챙겼다는 등 현재까지의 의혹만으로도 평범한 사람을 좌절케 만든다. 

아무런 공식 직책없이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권세를 누린 사람은 우리 역사에서 최 씨 이외엔 없었다. 세간에선 그래서 “국가시스템이 알수 없는 사교의 교주한테 씌운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국정 붕괴 직전까지 몰고간 ‘최순실 의혹’ 앞에서 일손을 놓은채 분노를 삭이고 있는 일반 국민들이 많다보니 “최순실로 인해 경제성장률 몇 %는 떨어졌을 것”이라는 탄식 마저 나올 정도다.

그런 최 씨가 31일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다. 전날 오전 7시37분 영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극비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온 국민은 이제 수십년간 음지에서 대통령을 쥐락펴락했다는 이 ‘의심스러운 조언자’의 입을 숨죽이며 주목하게 됐다. 

국민들이 당혹스러운 건 우리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한 한 여성에 좌우됐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최 씨의 손을 거친 연설문과 회의 시나리오에 따라 말했고, 최 씨가 주문한 옷과 액세서리를 입고 다녔다. 정부공직자 일부는 최 씨 입김이 작용했다고 한다. 그게 국민은 너무도 원통한 것이다.

지난 주말 수만명이 모인 촛불집회에서 만난 한 잡지사 대표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력이 친목모임을 통해 남용됐다. 이것은 치욕”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최 씨의 혐의는 크게 세 가지 축이다. ‘청와대 문건 유출’, ‘기금 유용’,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이다. 대통령의 연설문과 각종 외교ㆍ안보ㆍ경제ㆍ인사 관련 비밀 문건을 사전에 받아보고 영향력을 미쳤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이용해 기업들로부터 8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받아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불법으로 설립해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 등이다.

이날 최 씨가 검찰에 소환되면서 말그대로 ‘최순실 게이트’가 열렸다. 청와대와 정부, 문화계, 관련 대기업 등 최 씨와 관련된 인사들은 두려움에 숨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당장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도 곧 수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소문만 무성했던 ‘숨겨졌던 실세’의 존재는 대통령 권위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대통령 지지율은 출범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대한민국 경제는 설상가상 더 힘들어지고 있다.

무조건 진실을 밝혀야 할때다. 최순실이 ‘망령’이었다면 빨리 걷어내야 할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이미 열렸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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