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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돈 등 가족 총동원…3만명 등친 ‘기업형 보이스피싱’
-서울 곳곳에 점조직 운영…9년 동안 573억원 가로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통신요금을 할인해 주겠다며 회비를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온가족이 동원된 범죄로 지난 9년 동안 피해자는 3만명이 넘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통신요금할인지원센터라는 이름의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한 혐의(사기)로 최모(51) 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2000년부터 전화를 통해 영어 교재와 별정통신 통화권을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며 영어교재 판매가 부진하자 범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사진=123rf]

최 씨는 전화 영업을 하며 불법적으로 모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보이스피싱을 시작했다. 최 씨는 피해자들에게 “70만원을 회비로 내면 온 가족의 휴대전화 요금을 3년 동안 50% 할인해주겠다”고 속였다. 이렇게 가짜 할인 영업에 빠진 피해자들은 1년 단위로 최 씨 일당에게 돈을 입금했다.

그는 이미 가입한 피해자들에게는 “이전에 가입한 회원권이 미납 상태”라며 “며칠 내로 회비 300만원을 납부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강제집행에 들어간다”고 협박했다. 일당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미납한 금액을 내라며 피해자 가족들을 협박해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일당은 9년 동안 573억원을 벌어들였다.

최 씨는 범행 규모가 커지자 가족까지 조직에 끌어들였다. 부인과 처남, 사돈을 끌어들여 조직을 키운 그는 서울 곳곳에 콜센터 사무실을 만들어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회사로 보이기 위해 홈페이지와 40여개 가맹점을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장기간 추적 끝에 주범인 최 씨를 검거하고 범행에 가담한 공범들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들을 신속히 검거하겠다”며 “유사한 피해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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