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여전히 장고…시장에선 스스로 움츠러드는 모습
- “이런 상황 이어지면 대책 없이 지나갈 수 있다”는 의견도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주택시장을 두고 이번주 내내 말이 넘쳤다. 지난주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에서 촉발된 ‘추가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들불 처럼 번진 결과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유 부총리)거나 “과열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단계적ㆍ선별적인 시장 안정시책을 강구하겠다”(강 장관)는 말은 조만간 정부가 수요억제책을 내놓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수장(首長)들의 발언 이후 정부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조짐을 보이고 있진 않다. 장고(長考)만 거듭하고 있다.
한강 반대편에서 서초구 재건축 단지를 바라본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
그 사이 온갖 주장이 쏟아졌다. 투기과열지구부터 ▷전매제한 강화 ▷청약 1순위 자격 강화 ▷재당첨 제한 등이 주로 언급되고 있다. 일부 매체에서는 “동 단위로 적용할 대책이 나온다”, “구 단위 맞춤형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22일 국토부 측은 “정부는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단계적·선별적인 시장 안정시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지만 특정지역을 후보로 올려놓고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강남발(發) 과열을 시급하게 잡아야 한다면 대책도 최대한 빨리 내놓는 게 맞는데, 문제는 어떤 카드든지 그게 시장에 작용하기까진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령 전매제한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늘리려면 주택법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 하지만 입법예고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통상 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도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는 것보단 강남 등 과열지구만을 겨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처방전이 나올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선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어쨌든 규제책이 언급되면서 시장은 움츠러든 기색이다. 압구정, 개포동, 반포 등의 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선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날 부동산114의 주간 아파트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폭은 0.10%로, 지난주(0.42%)보다 줄어들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시장은 자칫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급락하길 바라지 않는다”며 “조만간 대책을 내놓더라도 강도가 강하진 않을 것이고, 시장이 스스로 조정기에 접어든다면 별다른 대책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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