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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딸 특혜 의혹 ①] 총장사퇴는 예고편…이대, ‘비선실세 의혹’ 화약고 됐다
-최순실ㆍ정유라 씨 관련 의혹의 ‘철저한 규명’에 초점 전환

-교수ㆍ학생들 “정씨 의혹 관련자, 법적ㆍ도의적책임 물어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개교 130년만에 처음 열린 교수들의 시위는 이화여대 역사상 첫 총장 불명예 퇴진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화여대 구성원들은 ‘미완의 봉합’보다는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ㆍ여ㆍ최서연으로 개명)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 규명이란 다음 목표를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

20일 이화여대 교수들과 재학생, 교직원 등 내부 구성원들은 최경희 총장의 사임과는 별도로 정 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라는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사진=이화여대 교수들과 재학생, 교직원 등 내부 구성원들이 최경희 총장의 사임과는 별도로 정 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9일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교수협의회 시위 후 교수 및 학생들이 정유라 씨와 관련된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비리 척결을 주장하며 행진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kho@heraldcorp.com]

지난 19일 최 총장이 남긴 사임의 변은 정 씨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이화여대 구성원들의 마음을 녹일 순 없었다. 글에서 최 총장은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고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리며, 지금껏 제기됐던 여러 의혹들에 대해 학교로서는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해명한 바 있다”며 정 씨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여기에 향후 총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관련 의혹이 제대로 해명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이미 팽배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화여대 교수는 “최 총장의 사퇴는 그동안 벌어진 지난 일들에 대한 책임과 관련된 수순이며 정 씨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은 이화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반드시 해내야만 할 일”이라며 “17일 학교 측에서 연 간담회에서 재단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이화 구성원들을 비롯해 의문을 품고 있는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고 있다”고 했다.

19일 열린 이화여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의 시위에서도 정 씨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를 향후 목표로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날 성명서를 읽은 박경미 기독교대학 교수는 “박근혜 정권의 가장 추악한 부분과 결탁해 해교행위를 한 최 총장이 물러나라 요구하려 준비한 성명서를 (최 총장이 사퇴한 뒤) 이런 식으로 하게 돼 기쁘다”며 “여전히 비리 의혹이 남아있는 만큼 눈을 뜨고 최 총장의 주변을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 낭독 후 이어진 교내 행진에서는 교수 200여명, 학생 5000여명(경찰 추산)이 ‘해방이화 비리척결’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교내를 행진했다.

교협과 학생들은 앞으로 정 씨와 관련된 의혹 조사 및 관련자에 대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계속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원래 예정됐던 릴레이교수 1인시위는 취소했지만, 11월3일로 예정된 재학생ㆍ교수ㆍ교직원 총시위는 예정대로 열겠다고 예고하며 진실 규명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또 다른 이화여대 소속 교수는 “최 총장의 사임이 그동안 벌어졌던 학내 분규 사태의 끝이 아니라 이제 한 고비를 넘어선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며 “대학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본 동력인 ‘공정성’을 무너뜨린 정 씨 관련 의혹의 규명은 물론 총장 선임 방식 변경을 포함한 재단 이사회의 의사소통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본관에서 85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의 농성 중단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 해제의 선결 조건이 최 총장의 사임에 있었던 만큼 향후 대응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 해제와는 별도로 학내 분규 사태에 적극 참여한 학생ㆍ교수들이 사법처리나 연구비 배정 제외 등의 불이익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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