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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모차부대, 미술관을 점령하다
공연·전시 익숙한 밀레니엄세대
아이와 함께 문화콘텐츠 즐기기
분위기 좋고 교양쌓기 안성맞춤
딸린 카페테리아는 사교장소로


# “안녕하세요, 24개월 아기엄마입니다. 아기랑 함께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보러 가려는데 유모차 가져가기 편한가요? 수유실이나 휴게실도 있나요?”

# “아, 저도 지난주에 아기랑 다녀왔어요! 근데 차 가져가실거면 좀 서두르셔야해요. 주자장이 협소해요. 대중교통으로 가도 갈만 해요. 수유실이랑 다 있어요”



유모차가 미술관을 점령했다.

공연이나 전시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거리낌없이 즐겼던 밀레니엄세대가 육아를 시작하면서 이들이 대거 미술관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미술관의 편안한 분위기와 다양한 콘텐츠, 아이들에게 유익한 환경 등이 유모차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일정 규모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대부분 수유실과 유아휴게실을 운영하고, 유모차도 대여할 수 있어 아이와 엄마의 문화놀이터로 인기다. 더욱이 부대시설로 운영하는 카페테리아는 고급레스토랑 급으로 엄마들의 사교장소 역할까지 하고 있다.

유모차관람객은 ‘나홀로족’보다 3~4명씩 소규모 그룹으로 움직이는 특성을 보인다. 마음이 맞는 엄마들끼리 전시관람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육아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이들 엄마들이 몰리는 날이면 미술관 내 수유실과 휴게실이 부족해 줄을 서서 이용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30개월 아이와 함께 전시를 자주 보러다닌다는 마포구의 한이선(34)씨는 “유아라고 유아용 전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른이 보고 좋다고 느끼는 전시라면 아이도 좋아할 것이고, 명작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영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엄마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아이와 함께 관람하기 좋다는 전시가 자주 추천된다. 주차와 대중교통 등 유모차 접근성이 기본이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한남동 ‘디뮤지엄’의 경우, 개막전으로 열었던 ‘아홉개의 빛, 아홉개의 감성’전이 엄마들 사이 ‘합격점’을 받으면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복잡하고 난해한 현대미술이지만 빛을 활용한 라이트아트 작품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데다 참여형 작품이 많은게 통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아기띠를 하거나 유모차를 대동한 관람객이 급격히 늘었다”며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단체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유실과 유모차 대여가 가능해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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